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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표는 영남에서 받고, 충성은 수도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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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김무성 의원과 이혜훈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김무성 의원과 이혜훈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광준 정치부 차장
유광준 정치부 차장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상식 이하의 염치없는 처신을 이르는 표현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제1야당이 텃밭을 상대로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물에서 건져 준 이들을 중심으로 '미래통합당이 망한 이유를 알겠다'는 평가가 나온다.

4·15 총선 참패로 기둥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는 통합당 내부에서 위기 수습책으로 '영남 2선 후퇴'를 주장하고 있다. 영남 인사들이 당의 전면에 나설 경우 지역정당 이미지를 고착시킬 수 있어 전국정당으로의 도약이 어렵다는 이유다.

이혜훈 의원(서울 서초갑)은 지난 21일 "전국 정당을 목표로 한다면 '영남 지도부'는 결국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딴죽을 걸었고,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을)도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 '영남권으로 너무 치중되면 과거의 (좋지 않은) 선례가 있지 않나'라는 표현이 나왔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가당찮은 궤변이고 배은망덕의 극치다. 특히 세간 하나 남기지 못하고 쫄딱 망할 뻔했던 통합당에 대한 의리로 표를 몰아준 대구경북(TK) 민심에 대한 더 없는 모독이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인 84명 가운데 대다수인 56명이 영남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영남이 뒤로 물러나면 누가 당을 끌고 가겠다는 말인가. 국민을 상대로 눈 가리고 아웅 하겠다는 소리밖에 안 된다.

또한 영남이 당을 주도하면 마이너스라는 주장의 근거도 없다. 민주화 이후 보수당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은 모두 영남 출신이고 그들이 당의 중심에 있을 때 그나마 수권정당 구실을 했었다.

'兎死狗烹'(토사구팽)은 통합당이 TK를 상대로는 상상조차 해서는 안 되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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