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리 둔 '거리두기'…여기가 대구 맞습니까?

황금연휴 방역 체계 비상…동대구역 하루 승객 약 2만명
대합실에 다닥다닥 붙어 앉고…손소독제 쓰는 이 거의 없어
놀이시설엔 가족 단위로 찾아…어린이날 전후 인파 몰릴 듯

26일 대구 신천 둔치 벤치에
26일 대구 신천 둔치 벤치에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문이 붙어 있는 가운데 산책 나온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벤치에 앉아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운동을 다음 달 5일까지 연장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30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를 맞아 곳곳에 봄나들이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역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기차역이나 유원시설 등에 사람이 몰려 자칫 방역에 구멍이 뚫리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오후 1시쯤 동대구역 대합실. 마스크를 쓴 탑승객들이 의자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기차를 기다리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매표소 앞에는 손소독제가 놓여 있었지만 손소독제를 바르는 이들은 20분 당에 1명 있을까 말까 했다.

코레일 대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4일 동대구역과 대구역에 설치됐던 열화상카메라는 2월 28일 모두 철거됐다. 유일한 예방책이다시피 한 손소독제만 대합실과 매표소에 3~4개씩 비치돼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황금연휴 때 역사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감염 예방을 손소독제에만 의존하기엔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 동안 동대구역 하루 평균 탑승객은 1만9천652명, 대구역 하루 평균 탑승객은 6천52명으로 3월 마지막 주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대구로 출장왔다는 김성빈(31) 씨는 "대구지역 코로나19가 안정세라고 하지만 무방비 상태로 보인다"며 "한때 난리가 났던 지역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대구경북 최대 테마파크인 대구 달서구 '이월드'도 황금연휴를 앞두고 어린이날 전후로 봄나들이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비상이 걸렸다. 이달 18일 다시 문을 연 뒤 이용객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주말 이월드를 찾은 이용객은 2천400명으로 재개장 첫 주말보다 두 배 늘었다.

대구시 관광과 관계자는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유원시설이나 야영장 등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며 "시설 종사자, 이용객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와 소독제 비치 여부, 이용객 명단 등을 수시 점검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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