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중구 달성공원 향토역사관의 무더위 쉼터. 여름이면 어르신들이 장기와 바둑을 두며 더위를 피한다는 이곳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기한 폐쇄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굳게 닫혀 있었다. 이날 한낮 기온은 27도. 공원을 찾은 이들은 벤치에 앉아 손부채질을 하거나 닫힌 무더위 쉼터 앞을 서성이다 아쉬운 듯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이른 무더위가 예측되면서 코로나19 방역과 폭염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무더위 쉼터나 물놀이장 등 폭염 대피시설로 사람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칫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3일 대구경북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폭염대책, 코로나19 방역과 연계해야'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는 올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폭염 발생일수가 증가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5월부터 이상고온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 폭염 시작 시점도 예년보다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이른 무더위에 따른 폭염 대책이 코로나19 방역과 배치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더위를 피하려고 이용하는 무더위 쉼터나 물놀이장 등의 시설로 사람들이 몰리거나 마스크를 벗는 행동 등이 '다중이용시설 피하기', '마스크 착용하기' 등의 코로나19 예방 수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도 보고서에서 '무더위 쉼터, 물놀이장 등은 다수의 이용자가 장시간 머물게 돼 집단 감염 위험이 있고, 작은 물 입자를 분사해 주변의 온도를 낮추는 쿨링포그도 감염자의 비말이 물 입자에 섞여 공기 중으로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폭염 대피시설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류성열 대한감염학회 법제이사는 "여름에는 덥다고 마스크를 벗을 가능성이 커 비말이나 접촉을 통해서 감염 위험이 크다. 마스크 착용, 거리 유지, 손 씻기 등 기본 수칙을 잘 지키며 최대한 시설 이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공시설의 무더위 쉼터와 노인시설 등을 재운영할 경우 인원 체크, 방역, 거리두기 등 기본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식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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