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의용 "볼턴 회고록, 사실 왜곡", 靑 "조현병? 본인이 그럴수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에 입장 전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대사 신임장 수여식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대사 신임장 수여식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 실장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한국·미국·북한 정상 간 협의 내용과 관련한 상황을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 실장은 특히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기대한다"며 "이런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 발전시키고 양국의 안보와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의 이런 입장은 전날 저녁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측에 전달됐다.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한미 정상 간의 진솔하고 건설적인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볼턴의 회고록은 지난 주말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불법으로 복제돼 인터넷에 풀렸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오는 23일 출간될 예정인 볼턴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PDF 파일이 인터넷에 무료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는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니라 정 실장이라는 주장, 지난해 6월 남북미 정상 회동에 문재인 대통령이 동행하려 요청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절했다는 주장 등이 담긴 바 있다.

또한 회고록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정책 방향을 두고 "조현병 환자 같다"고 비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발언을 두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본인(존 볼턴)이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맞대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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