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봉무지하차도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 A(60) 씨는 하루에도 몇번씩 집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봉무지하차도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소음 때문이다.
A씨는 "일주일에 5일 이상,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다수의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지나간다"며 "비행기 소리보다 더 시끄러워 아이나 환자가 있는 가정은 많이 힘들어 한다. 아파트 단지 회의에서도 늘 거론되는 문제지만 방법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주민 B(56) 씨는 "입주한 뒤 수년째 고통을 받고 있다"며 "최소한 과속방지턱이라도 설치해달라고 동구청 등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바뀌는 게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구 동구 봉무지하차도 인근 주민들이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내는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동구 불로동에서 팔공산으로 이어지는 왕복 4차로, 710m에 달하는 봉무지하차도 일대는 밤만 되면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된다. 차량 통행이 뜸해지면 오토바이들이 떼를 지어 소음을 내며 통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동구청은 국토교통부의 도로안전시설설치 및 관리 지침 상 보조간선도로에 해당하는 봉무지하차도에는 과속방지턱을 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차량의 신속한 이동이 주목적인 간선도로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면 사고의 위험이 크다"며 "요철 설치를 건의한 주민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소음이 많이 나는 시설물이어서 실효성이 적다"고 했다.
경찰도 이달부터 봉무지하차도에서 10km가량 떨어진 팔공산 인근에서 폭주족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적발 사례는 없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대부분 5대 미만 소규모로 다니는 동호회 성격의 모임인데, 별다른 위반사항도 없다"며 "단순히 소음만으로 이들을 제재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경고성 순찰 및 홍보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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