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 착취물 1천300개를 제작해 음란사이트에 게시한 배준환(37)의 신상이 17일 공개됐다. 배 씨는 경남에 거주하며 유통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배 씨는 이날 오후 1시경 검찰로 향하는 과정에서 얼굴이 공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이날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신병을 검찰에 넘겼다.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을 제외하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다.
배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전국에 거주하는 청소년 44명을 유인해 성 착취 영상‧사진 1293개를 제작하고, 이 중 88개를 성인사이트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연령대는 만 11세부터 만 16세 사이의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다양하다. n번방, 박사방 사건이 알려진 이후에도 범행이 집중됐다.
특히 만 14세 피해자 2명과 성인 8명에게는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하고 몰래 이를 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제작한 영상물만 900여 개에 달하고 이를 인터넷에 유포했다.

배 씨는 청소년 피해자들에게 노출 정도에 따라 1000원~2만 원 상당의 카카오톡 기프티콘, 문화상품권 등을 선물해주며 성 착취물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별명인 '영강(영어강사 줄임말)'을 적은 종이를 들고 나체 사진 또는 영상물을 찍어서 보내도록 했다. 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직 영어강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인정한다"고 답했다.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등의 질문엔 "죄송하다"고 말했다. n번방 등이 논란이 됐을 때 범행을 집중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경찰은 배준환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이유로 "박사방, n번방으로 사회적 파장이 클 때 범행이 집중됐다"며 "제작한 영상물이 수천개에 달하는 점, 공공의 이익과 국민 알권리를 고려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공개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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