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이어진 폭우로 중국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홍수 사태가 지구온난화와 무분별한 토지매립으로 인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올해 홍수는 중국 남부 창장(長江·양쯔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 달 넘게 이어지는 폭우로 중국 현대사에서 네 번째 '대홍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막대한 재산과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중국 내 31개 성·자치구·직할시 중 피해를 본 곳은 27곳에 달해 14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이재민 3천873만 명이 발생했다. 경제적 손실은 860억 위안(약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홍수의 직접적인 원인은 북서 태평양 상공의 아열대성 고기압과 창장 유역의 찬 공기가 만나 지속적인 폭우를 발생시켰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유난히 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 이면에 있는 원인을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우선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주범의 하나로 꼽힌다. 1961년부터 2018년까지 '극도로 심각한 강우' 즉 폭우의 발생 빈도가 계속 높아지는 추세를 나타냈다. 이 60년 동안 연중 폭우가 내린 날은 10년에 3.9%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진 1990년대 중반부터는 폭우 발생 빈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홍수 예방에 큰 역할을 하는 담수호 주변의 무분별한 매립 작업으로 물을 수용할 수 있는 담수호의 저장 능력이 크게 낮아진 점도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중국 최대 담수호인 장시(江西)성 포양호의 경우 1954년부터 1998년까지 호수 면적이 무려 4분의 1 이상 줄어들었으며 장시성에 있는 또 다른 담수호인 퉈린호도 매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댐과 홍수 통제 시설로 대홍수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기후변화를 고려한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류쥔옌은 "이제 중국 당국은 기상이변의 빈도와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러한 위험을 반영한 개발·건설 계획을 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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