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20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화엄사 흑매(黑梅)/ 이태숙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태숙
이태숙

흑매는 없지만 있다 보려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눈물 다발로도 부족한 당신의 마음이 닿는 순간 벙근다 휴월(虧月)의 그믐밤 수천 밤을 포개어 보내며 혈관이 터지도록 꽃물을 끝까지 퍼 올리면 가슴에 묶어둔 회한이 온통 붉음으로 눈을 멀게 한 후 핀다 산통을 겪는 소리, 귓가에 신생의 자지러짐처럼 들린다 나의 온몸이 아프다 꽃샘바람은 오늘부터 자신을 시샘하는 바람이고 그 흔한 꽃말들은 속내를 감추기 위한 소문이다
만개한 꽃잎이 어느새 잠잠해지는 동안 풍경소리가 쉼 없이 산사를 맴돌며 애잔한 번뇌를 삭힌다 오래 참았던 기침처럼 그대에게 왈칵 쏟아내고 싶던 늦은 전언, 말없이 떨어뜨리며 봄날과 함께 내가 지고 있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쿠팡 대표와의 식사와 관련해 SNS에서 70만원의 식사비에 대해 해명하며 공개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수영 ...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탭을 업데이트하여 친구 목록을 기본 화면으로 복원하고, 다양한 기능 개선을 진행했다. 부동산 시장은 2025년 새 정부 출...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가 방송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그녀의 음주 습관이 언급된 과거 방송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나래는 과거 방송에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