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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주한 미대사 등 주한미군 감축 반대 확산…"북한이 반길 일"

크리스토퍼 힐. 매일신문 DB
크리스토퍼 힐. 매일신문 DB

전직 주한미국대사들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움직임을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나서는 등 미국 의회와 안보 전문가그룹 내에서 주한미군 감축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는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과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매우 나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철수를 한다고 중국에 시사할 수 있고, 미국이 일본에만 남을 경우 일본은 매우 불안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 역시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유지돼야 한다"며 "미군 주둔이 미국과 주둔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에 대해 이웃 나라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지난 3월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방부에 아프간·독일·한국에서 철군을 압박했다는 이야기를 두어달 전 들은 바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17일 몇개월 내에 인도·태평양사령부 등 몇몇 전투사령부의 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다며 "각각의 전투사령부가 작전 공간을 최적화하기 위해 기존 임무와 태세를 통합하고 축소하는 백지상태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표류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방위비 협상의 지렛대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꺼내 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깔려 있다.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미 하원 동아태·비확산소위원회 위원장은 19일 트위터에 WSJ 기사를 링크하며 "이는 무책임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라 위원장은 "의회에서 강력하고도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우리와 한국간 파트너십은 역내 평화와 번영을 보장해줄 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를 지켜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 소속 벤 사스 상원의원은 최근 성명을 내 "전략적 무능"이라고 비판했으며, 민주당 소속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은 VOA에 "우리는 4년 전보다 북한의 핵무기와 중국의 공격성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트위터에 "철수하는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 수 없다"며 "한국과 독일에서의 병력을 철수하는 것은 독재 정부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자 가까운 동맹국을 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주한미군 감축이 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의 현행 2020 국방수권법은 물론 의회가 논의 중인 2021 국방수권법에도 2만8천500명인 주한미군을 줄이지 못하도록 명시할 정도로 의회 내에는 주한미군 감축에 반대하는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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