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오른 인물들 중 가장 강한 조명을 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언급하는 온라인 여론이 눈길을 끈다. 특사 명단에서 가장 유명한(인지도가 높은), 정치 체급이 가장 큰(내년 지방선거 등 정국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과거 저지른 여러 범죄 중 '자녀 입시비리'에 대해 사면을 받은 맥락이라 이런저런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19년 일명 '조국 사태' 때에도 자녀들의 입시와 관련한 비리·비위 의혹이 다른 이슈들과 비교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결국 최종 유죄 선고로도 도출됐다.
국민 상당수가 '대한민국 사회의 유일한 사다리' 격인 입시의 당사자이거나, 입시가 큰 영향을 미치는 바로 다음 단계인 취업 준비생이거나, 자녀의 입시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라서, 이 부분은 향후 조국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서 계속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고, 이를 얼마나 해소할지 여부가 조국 전 대표의 정치 생명과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참고로 남편과 입시비리 범죄를 공유하는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물론, 조국 전 대표 아들 조원 씨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줬던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이번 특사 명단에 함께 포함돼, 이번 특사의 상징적인 사면 범죄가 바로 입시비리라고 할 수 있다. 이게 국민들의 관심 역시 다시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로 이름을 알렸던 프로레슬러 선수이자 해설가 김남훈 씨는 15일 오후 2시 35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정용 전 한국 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 같은날 낮 12시 6분쯤 페이스북에 쓴 글을 공유했다.
박정용 씨는 "조국 사면에 별다른 의견이 없다. 이미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정당으로 지난 총선 때 정치적 사면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대통령 사면 자체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면 특별사면 또한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 처벌을 넘어 사법살인이라고 할 만큼의 공격을 받았고, 이제 사면받았으니 본인 말처럼 비판도 의식하고 수용하며 책임 있는 정치를 하면 좋겠다. 한국 정치는 여전히 차악을 선택하는 현실에 있으며, 그걸 견인하고 바꿔내는 사회 운동이 이런 논란보다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녀 입시비리 범죄를 저지른 학부모 조국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다며 글을 이어나갔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마음에 걸리고 불편한 건 사면 탓이 아니다. 주위에 내가 좋아하는 지인들, 평소 합리적이고 때로는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는 '아니 대치동 학부모 중에 안 그런 사람이 있느냐, 입시생을 둔 부모라면 그 정도 편법은 다 감수하는게 아니냐' 같은 이야기 때문"이라며 "거창하게 '불법의 평등' 같은 개념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불법이라고 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것도 알겠고, 지난 검찰의 악행과 사법부의 행태를 보면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최소한 자녀 입시와 관련한 편법과 부정이 있었다는 건 본인들을 포함해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안다. 그렇다면 입시생을 둔 학부모 중에 안 그런 사람이 있냐는 옹호를 하기 전에 모든 정치인과 상류층에 대한 전수 조사를 추진하는 운동을 하는 게 맞으며, 최소한 위와 같은 이야기를 그것도 당당하게 해서는 안 되지 않은가"라고 했다.
박정용 씨는 자녀의 대학 입시 시기를 함께했던 학부모로서의 경험도 언급, "1년 전, 고3 수험생을 뒀던 학부모로서도 모욕적이다. 딸의 경우도 수시를 준비했던 터라 이런저런 소위 '스펙' 때문에 고민이었다. 하지만, 공항 근처 일반 계열 고등학교에서 특별한 스펙을 올리기엔 어려웠고, 그래서 열심히 진로에 맞는 과제들을 제출하는 쪽에 집중했다. 그러니까 무능력한 아버지인 셈이었다"면서 "다행히 지망 전공을 미디어로 설정하면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이 있었다. 포털 뉴스, 알고리즘, 온라인 저널리즘 등 손만 대면 이야기가 터져 나오니 딸한테 존경의 눈길을 받기도 했다. 그런 눈길 처음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하지만, 과제의 주제를 정할 때 같이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도움을 준 적은 없다. 이런 도움도 줄 수 없는 학부모가 훨씬 많다"면서 "수시를 위한 과제를 하면서 시험 준비도 해야 했으니 내가 대신하면 가장 효율적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니, 주제를 정하며 도움을 줄 때조차도 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남들보다 더한 준법정신이나 시민의식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게 상식이고, 결과적으로 딸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모르는 자격증이나 상장, 고민하지 않았던 보고서가 내 입시를 위해 쓰이고 그걸 부모가 돕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이 어떻게 자녀에게 좋을 수 있나"라고 강조했다.
박정용 씨는 "실제 결과에 영향을 줬느냐는 다른 문제다. 한국 사회에서 입시는 그런 이슈다. 그래서 이 난리가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며 "왜 특권을 갖고 있는 사람의 당당함을 아무런 특권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들이 만들어 주는가. 오히려 그 특권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특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그것도 당당하게 하는가. 왜 우리가 이렇게 얼굴을 붉히고 마음을 다치며 서로 반목하나. 왜 누구는 답답한데 누구는 당당한가. 최소한 함께 답답하면 좋겠다"고 견해를 공유했다.

▶조국 전 대표와 달리 도움을 줄 수 없는 아버지, 대신해 줄 수 있더라도 '공정한 경쟁'을 위해 자제한 아버지 등의 사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면, 자녀 입시비리 범죄를 저지른 후 처벌과 이후 달라진 삶의 문제도 언급됐다.
한마디로 '조민·조원 아빠'와 '숙명여고 쌍둥이 아빠'가 입시비리 범행 후 서로 딴판인 삶을 살게됐다는 얘기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은 같은날(15일) 오후 4시 50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역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입시비리 사건인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의 아버지(사건 당시 쌍둥이가 다닌 숙명여고의 교무부장)를 언급했다.
그는 "듣자 하니, 시험지 유출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는 만기 출소 후 교직에서 파면돼 지방 어디 즈음에서 주유소 기름을 넣으며 생활한다고 한다. 교육계에 종사했던 아내와는 이혼을 했고, 쌍둥이 자매는 극심한 대인 기피증에 집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 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에서 아버지는 징역 3년, 두 딸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최종 선고받았다.
이어 "반면, (조국 전 대표 딸)조민의 의전원 부정 입시 혐의, 허위 인턴 확인서 발급, 해외 대학 온라인 대리 시험 등 만만치 않은 입시비리를 저지른 조국은 어제 12시 부로 사면됐고, 정치권 재기가 가능하도록 복권까지 됐다"고 비교했다.
또 "입시비리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은 딸 조민은 40만 구독자의 유튜버가 됐고,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해 국내 완판, 태국까지 진출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기인 최고위원은 "법은 그들을 공정하게 처벌했지만, 권력은 왼쪽으로 흐르며 정의의 저울을 기울인다"면서 "이게 이재명이 말하는 '진짜 대한민국'인가?"라고 물었다.
▶'조국 사태' 당시와 비교, 조국 전 대표의 정계 입문과 조국혁신당의 선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먼 기억으로 넘어가는듯 했던 자녀 입시비리에 대한 비판 여론은 광복절 특사 명단에 조국 전 대표가 오른 후 재점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데이터로 간접적으로 감지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7명을 대상으로 조국 전 대표의 사면에 대한 여론을 물은 결과,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48%)가 찬성(43%)보다 많았다. 의견 유보를 의미하는 모름 및 응답 거절은 9%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40~50대는 찬성 의견이 우세했으나, 그 외 연령대에서는 반대 의견이 높았다.
40대의 58%, 50대의 59%가 조국 전 대표 사면에 찬성했다.
반면 18~29세에서는 50%, 30대는 62%, 60대는 54%, 70대 이상은 56%가 조국 전 대표 사면에 반대했다.
(이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2.1%. 응답률은 13.4%. 통신사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및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 진행.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를 두고 김미애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날(15일) 오후 5시 41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나와 내 자식 만은 용으로 살아야 한다는 조국, '너희들은 개천에서 가붕개로 살아도 돼', 내로남불, 이기적인 부류들, 말로만 공정"이라고 조국 전 대표의 과거 트위터(현재 'X') 발언을 인용해 평가를 적었다.
이어 "그래도 20대, 30대에 희망을 본다"고 입시와 취업 등의 당사자인 청년 세대의 조국 전 대표 사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더 높은 여론조사 결과를 다시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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