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에듀테크(Edutech) 활용 교육'이라는 말이 많이 언급된다. 굳이 영어로 표현해야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이미 교육계는 많이 쓰고 있다. 다양한 교육 관련 미디어와 소프트웨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학습자의 교육 효과를 높이는 교육 활동이란 뜻이다.
에듀테크 활용 교육은 미래 교육의 모습이라고들 얘기해왔다. 하지만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일상에 부쩍 가까워졌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원격 수업이 전격적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에듀테크 활용 교육도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학교 현장에서 이 같은 교육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교사들은 어떻게 이 수업을 이끌었는지 두 차례에 걸쳐 담아봤다.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불린다. 하지만 에듀테크 활용 교육은 그 명성에 걸맞게 일찌감치 학교 현장에 제대로 뿌리 내리진 못했다. 원격 수업용 플랫폼이나 교육용 소프트웨어 등 에듀테크 분야는 아직 낯설게 느껴졌다.
올해 갑작스레 상황이 변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등교가 미뤄지다 모든 학교에 원격 수업을 실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다들 부족한 인프라를 급히 확충하고 운영상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버텼다. 이젠 그같은 경험을 공유하면서 에듀테크 활용 교육을 활성화, 교육의 효과를 높이자는 얘기가 나온다.
◆미래 교육은 에듀테크로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간단히 말해 교육에 ICT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다. 우리 말로 풀면 '정보통신기술 접목(융합) 교육' 정도 되겠다. 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이 모두 ICT 기술에 포함된다.
교육부는 지난 5월 '과학·수학·정보·융합 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AI로 대변되는 미래 지능정보사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 인재를 키우겠다는 게 이 계획의 목표. 초·중·고교 각 교과 사이를 긴밀하게 연결, 융합해 효과를 높이려는 시도다.
이 계획을 통해 교육부는 AI, VR, AR 등 최첨단 에듀테크를 교육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지능형 과학실'을 2024년까지 모든 학교에 구축하기로 한 것도 포함됐다. 이런 계획은 최근 정부가 밝힌 디지털 뉴딜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최근엔 온라인 교육 플랫폼 구축과 콘텐츠 확보를 위한 기초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광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해 EBS, 국가전자도서관, K무크(MOOC) 등과 협의하며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모두 온라인 원격 시스템을 상당 부분 갖춘 곳들이다.
대구시교육청도 에듀테크 활용 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적극적이다. '연구', '선도', '중점' 등의 이름을 붙여 30개교에 이 같은 교육 방식을 도입했다. 이들 학교에는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스마트패드를 지원하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수업에 활용하는 등 에듀테크 활용 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교사들로 구성된 수업 지원 동아리(76개)를 운영하고 콘텐츠 제작 지원을 위한 팀(60개)도 꾸렸다. 지난 4월엔 지역 에듀테크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간 쌍방향 방식의 온라인 설명회도 열었다. 지역 기업의 경영난을 덜어주면서 민간의 우수한 콘텐츠를 공교육에 도입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에서 마련한 행사였다.
'321 해피 투게더 잉글리시(Happy Together English)'는 에듀테크 활용 현장 지원 연구회 교사들이 제작한 모바일 영어 콘텐츠.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실용영어 학습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QR 코드를 활용해 한 번 내려받으면 통신망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첨단 기술 활용한 협력·맞춤형 학습
대구교육대학교대구부설초등학교(교장 이점형·이하 교대부설초교)는 대구에서 '초등협력학습 현장지원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미래형 협력학습을 먼저 구현해보는 것도 이 때문. 앞서 시행한 경험을 널리 알리고 다른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방편이다.
지난해부터 이곳은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 에듀테크 수업 플랫폼을 구축,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운영 중이다. 교육부와 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교실과 체육관 등 모든 학습 공간에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한편 전 학년 교실에 전자 칠판과 웹캠, 마이크 등을 구비했다.
이곳은 이른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잘 이뤄지는 현장으로 꼽힌다. 블렌디드 러닝은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두 가지 이상의 학습 방식을 혼합해 사용하는 것을 이르는 말. 일반적으로는 원격 수업과 대면 수업이 혼합된 수업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교대부설초교 경우도 등교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섞여 있다. 코로나19 여파다. 등교한 학생들과 집에서 원격으로 접속한 학생들은 구글 클래스룸, 구글 미트를 활용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참여한다.
교과별 활동에 따라 온라인 학습 도구를 활용해 협력학습을 진행한다. 구글 문서, 카훗, 멘티미터 등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도록 해주는 도구다. 카훗은 스마트기기를 기반으로 퀴즈나 토론 등을 실시간으로 교실에서 실시할 수 있는 시스템. 멘티미터는 참여자들의 응답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그 결과를 시각적으로 나타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엔 이 같은 수업 경험을 다른 학교 교사들과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점형 교장은 "모든 학교가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동료 교사들끼리 서로 온라인 수업 자료를 나누고, 컨설팅을 통해 함께 전문성을 기르는 풍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 진월초교(교장 백경숙)는 칸아카데미와 클래스팅 AI 등 AI 기반 맞춤 서비스를 활용해 학습자별 맞춤형 수학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 이수현(5학년) 학생은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서 찾아주고 반복 학습을 통해 알 수 있게 해줘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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