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도 유일 식수원 '물골', 자연 복원해야"

지난 17일 포스텍서 열린 독도주권 관리 세미나서 주장 나와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서도 물골 전경. 경북도 제공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서도 물골 전경. 경북도 제공

독도의 유일한 식수원 '물골'을 자연 상태로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7일 포항 포스텍 국제관에서 열린 '한일관계 정체기 환동해의 평화와 독도주권 관리' 세미나 자리에서다.

물골은 독도 서도 북서쪽 해안에 있는 작은 동굴이다. 독도에 내린 비는 토양층을 따라 흐른 뒤 이곳에서 지하수로 솟아 나온다. 하루 약 800~1천ℓ 양이다. 독도 의용수비대는 물골이 있는 서도에 1953~1956년 주둔하며 독도를 지켰다. 수많은 어민들도 물골을 이용했다.

특히 물골이 있어 독도는 '바위'가 아닌 '섬'의 지위를 얻었다. 유엔해양법협약 121조에서 섬이란 인간이 거주 또는 독자적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다. 물골의 존재, 식용 가능 여부는 섬으로서 독도의 지위에 큰 영향을 준다.

하지만 현재 물골의 물은 마실 수 없다. 총질소 수치가 1등급 기준에 비해 수십~수백 배 높고 총인·화학적산소요구량 수치도 보통·나쁨 등급이기 때문이다. 경북대 울릉도·독도연구소(소장 박재홍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가 2011년 이후 올해 5월까지 해마다 수질을 평가한 결과다.

연구소 측은 독도 서식 조류의 배설물이 흘러들어 물골 수질을 악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는 2017~2018년 예산 2억5천만원을 투입, 외부 옹벽을 현무암으로 마감하고 배수구에 뚜껑을 덮는 등 정비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음용 부적합 상태는 여전하다.

박재홍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독도 물골의 관리문제와 복원사업의 필요성'을 발표하며 "수조에 갇힌 물을 자연적으로 흐르게 하고 빛이 물골 내로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물골 내 식물플랑크톤이 스스로 높은 질소, 인을 제거하도록 친환경 정화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얘기다.

토론에 나선 김윤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 역시 "사람이 물골을 이용하기 이전 시점으로, 독도 생태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조사팀을 꾸려 깊은 연구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성학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동·서도 담수화 시설, 생수 이용 등으로 식수원으로서 물골의 역할이 감소해 방치된 측면이 있다. 장기적 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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