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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공공미술프로젝트, 우리 동네미술

김옥렬 현대미술연구소 대표

김옥렬 현대미술연구소 대표
김옥렬 현대미술연구소 대표

지금 대구는 미술인 모시기로 경쟁 중이다. 미술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귀한 시기다. 좀 과장된 표현이지만 적어도 올해 9월 말에서 10월 중순 공모가 진행되는 동안은 그렇다. 이유는 2020년 9월부터 21년 2월까지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위해 대구에는 각 구청마다 4억의 예산으로 대표자와 작가, 그리고 행정인력을 포함해 총 37명으로 구성(지역 미술인 중심)된 팀으로 공공미술프로젝트 공모를 마쳤거나 진행 중에 있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미술인과 지역민을 위해 추진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미술인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민에게는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전국 228개)가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공모에 당선되면 미술인은 일일 최하 9만원에서 최고 33만원의 임금을 받고 공공미술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장기전에 돌입한 코로나19로 지쳐있는 미술인과 시민을 위해 의미 있는 사업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시와 구, 그리고 군 단위의 규모에 상관없이 동일한 사업비 4억원에 참여 작가 37명이라는 제한된 규정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역민을 위한 공공미술의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은 말 그대로 '우리 동네'가 어떻게 특정 장소에서 미술(가)과 지역(민)이 상호 침투할 수 있는지, 이 점은 공공미술프로젝트 진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진행해 가야한다.

공공미술의 역할이나 의미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술가가 녹여낸 상징적 이미지는 그 시대를 대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공공미술은 지역의 특정한 장소에서 보다 중요한 심미적 가치를 생산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특히 휴대폰으로 지식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최첨단의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개인은 보다 깊은 고독과 심리적 불안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는 위기의식마저 느끼게 한다. 이 엄혹한 시기에 '우리 동네'에서 마주하는 공공미술, 무엇을 보고 또 어떻게 교감해야 하는지, 공공(public)의 영역에 개인적인 미술(art)이 침투해 지역민의 기대치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지점은 무엇일까.

대구는 250만(2020년 9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현황, 242만 6천849명)에 가까운 인구분포를 가진 대도시이다. 그렇지만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 사업을 진행하는 기획자나 미술인은 작가팀 구성에 난항이다. 대구에는 여러 미술단체가 있고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더 많은 독립적인 예술가들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짧은 공모기간에 공모주체가 정한 장소에 녹아들 수 있는 공공미술, 이를 위해 미술인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김옥렬현대미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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