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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노인'…다른 이름, 같은 업무 공공 일자리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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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일자리사업과 노인일자리사업 업무 중첩도 높아 비판
교통문화 캠페인, 전통시장 환경정비 등 겹쳐 실효성 의문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이 14일 대구 서문시장 일대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환경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이 14일 대구 서문시장 일대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환경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정부가 마련한 희망일자리사업과 노인일자리사업 등 공공근로 일자리들이 상당 부분 겹치거나 불필요한 곳에 배치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업명과 시행처만 다를 뿐 하는 일이 비슷하고, 일부는 이름만 바꿔 새로운 일자리로 둔갑하는 식이다.

현재 대구시에서 진행 중인 희망일자리사업은 914개, 노인일자리사업은 359개로 일하는 이들의 숫자만 4만3천 명이 넘는다. 두 사업에 드는 예산만도 1천800억원대 규모다.

그러나 이들이 하는 일 대부분은 사업명과 시행처만 다를 뿐 내용을 뜯어보면 결국 같은 내용의 일자리가 대다수다.

사고다발구역 교통안내, 스쿨존 보행지도 등 교통 캠페인성 사업이 대표적이다. 대구시내 8개 구군과 노인복지관, 시니어클럽 등에서 시행 중인 노인일자리사업은 교통안전 지도, 스쿨존 내 교통지도‧불법 주정차 계도를 주로 하고 있다.

희망일자리사업에도 같은 내용의 업무가 배치돼 있다. 북구의 스쿨존 보행안전지도 사업, 서구의 스쿨존 교통안내사업, 남구의 안전순찰사업, 수성구의 보행안전도우미 사업, 달서구의 어린이보호구역 주차질서계도도우미 사업 등이 교통문화 캠페인 관련 업무다.

전통시장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환경정비도 중복 일자리로 꼽힌다. 기존 노인일자리사업에 전통시장 환경정비‧안내, 화장실 청소 등이 공익형 일자리로 있었지만 희망일자리사업에 생활방역지원 분야가 더해지면서 비슷한 일을 하는 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일자리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56) 씨는 "최근 들어 갑자기 시장 안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늘었는데, 가게 앞 청소는 주인들이 알아서 다 한다. 크게 필요한 일자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참여자 중 일부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중도포기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길 안내 일을 하다 그만 뒀다는 B(63) 씨는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1시간에 불과하고 나머지 시간은 시장을 돌아다니다 끝났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사업이 효용을 갖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통계치를 위해 일자리 개수만 늘릴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한곤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전 노인학연구소장)는 "노인 일자리의 상당수는 꼭 필요한 일이라기보다는 일을 주기 위한 일자리인 경우가 많다"며 "당장 일자리 개수를 늘리면 통계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단편적‧단기적인 일자리에 그치고 만다. 실제 수요처가 있는 일감을 발굴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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