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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대구] 건전했지만 '할 건 다 했던' 50년 전 청소년들

1970년 10월 14일 매일신문 6면에 실린 청소년 성지식에 관한 조사결과를 실은 기사. 매일신문 DB
1970년 10월 14일 매일신문 6면에 실린 청소년 성지식에 관한 조사결과를 실은 기사. 매일신문 DB

이번 주도 50년 전에는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는지 살펴보던 중 흥미로운 조사결과 하나가 보도된 게 눈에 띄였습니다. 바로 청소년들의 성의식에 관해 조사한 결과인데요, 1970년 10월 14일자 매일신문 6면에 '눈치로만 깨닫는 性知識(성지식)'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습니다.

대한가족협회가 전국 청소년 4천116명(남학생 2천145명, 여학생 1천9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2%의 남학생과 65.9%의 여학생이 이성교제를 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체의 34.1%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이 중 '이미 넘지못할 선을 넘은' 학생들은 남학생의 14%, 여학생의 3%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분석하기를 "남학생의 85%, 여학생의 93%가 이성교제 경험이 있고 이 중 남학생의 20%, 여학생의 12%가 성경험이 있는)영국에 비하면 그 숫자가 적다고 하지만, 중고교생의 남녀교제가 아직도 백안시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2015년 고려대 의대가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의 용역을 받아 조사한 전국 성의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학생은 17.1%, 여학생은 14.2%가 성접촉이있었고, 성행위를 포함한 성관계를 경험한 대상자는 성접촉이 있었던 남학생의 34.4%, 여학생의 18.7%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50년 전보다 훨씬 성에 대해 개방적으로 변했다고 할까요.

1970년 10월 15일자 매일신문 8면에 실린 외설서적 판매와 관련된 기사. 매일신문 DB
1970년 10월 15일자 매일신문 8면에 실린 외설서적 판매와 관련된 기사. 매일신문 DB

성에 대한 호기심을 풀다가 결국 어둠의 손길로 손을 뻗치는 청소년들이 다수 있죠.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어른들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음란물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웹하드, 토렌트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음란물은 아무리 단속을 해도 끈질기게 살아남아 돌아다니고 있죠.

50년 전에는 인터넷은 커녕 비디오테이프와 같은 영상물을 틀 수있는 장치도 없었으니 음란물 대부분은 사진이나 잡지 등으로 유통됐었습니다. 1970년 10월 15일자 매일신문 8면을 볼까요? '淫画(음화) 외설書籍(서적) 公公然히 팔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중앙통(지금의 동성로 일대)에서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외설서적과 스웨덴에서 발간된 음란 사진들이 권당 100~200원에서 심지어는 1천~2천원씩 받으며 팔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외설서적이 활개치고 있음에도 경찰은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고 꼬집고 있는데요, 옛날 청소년들도 나름 '할 건 다 하고' 있었던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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