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野 커넥션"-"특검가자"…김봉현 야권 로비설 술렁

민주 "검찰 개혁 필요성 커져"…국민의힘 "국민 분노 직면할 것"
20일 국감서 치열한 공방 예고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옵티머스 펀드투자 관련 권력형 게이트가 아님을 밝히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옵티머스 펀드투자 관련 권력형 게이트가 아님을 밝히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의 실질적 전주(錢主)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정치권을 상대로 여야를 넘나드는 로비를 펼쳤다는 폭로를 쏟아내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제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여권을 향하던 야당의 예봉이 무뎌지는 것을 넘어 파장의 확산 여부에 따라선 여당이 오히려 역공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은 지난주까지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의 로비 대상으로 여권 인사들만 언급되자 전형적인 '권력형 게이트 사건'이라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여권에 대한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하지만 지난 16일 김 전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A4용지 5장 분량의 '옥중 입장문'에서 검사들에게 술대접했으며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 수억원을 주면서 라임 사태 무마를 청탁했다는 주장을 내놓자 전세가 뒤집혔다.

이른바 '검찰개혁'을 두고 현 정권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검찰이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사건을 '마사지'(조작)했고, 라임자산운용은 회사운용의 편의를 위해 여야 모두에게 '보험(로비)을 들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속칭 '업자' 한 명의 입을 통해 여야가 너나 할 것 없이 흠집이 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기에 상황을 정리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여당 지도부는 18일 발끈하고 나섰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검찰 개혁이 추진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검찰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검찰이 왜 개혁에 저항했는지를 보여주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은 '권력비리게이트'라며 공세를 해왔지만, 오히려 '검찰-야당 커넥션에 의한 정치공작'으로 의심받기에 이르렀다"고 화살을 야당에 돌렸다.

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게이트 특별위원회 소속 윤창현(왼쪽부터), 강민국, 유의동, 이영, 권성동, 성일종, 김웅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라임과 옵티머스 권력형 비리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게이트 특별위원회 소속 윤창현(왼쪽부터), 강민국, 유의동, 이영, 권성동, 성일종, 김웅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라임과 옵티머스 권력형 비리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특검을 반대하는 자, 그자가 바로 이 거대한 사기극의 주범'이라며 여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로 공격이 곧 수비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 게이트 특위 위원 일동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권력층이든 야당이든 검찰이든 누구를 막론하고 그 죄상을 철저히 밝혀내 죗값을 받게 해야 한다"며 "정부 여당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특검 수사에 동참해야 하고 특검을 반대하면 국민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근본도 모르는 로비스트 한 명의 입에 의해 여야 모두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머쓱해진 야당을 상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밀어붙이려는 여당과 이에 밀리지 않고 특검도입 등 강경대치를 이어가려는 야당이 정치적 타협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세가 바뀐 여야의 격돌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오는 20일 서울중앙지검과 22일 대검찰청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불을 뿜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주 초 발표될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 결과' 후폭풍도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올해 국정감사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감사원이 무리한 조기폐쇄 결정을 지적하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당의 집중공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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