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천종규 서라벌대학교 신임 총장이 취임한 가운데 학내 구성원들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같은 학교법인 산하 경주대와 무리하게 통폐합을 추진하려 한다는 게 이 대학 교원노동조합 측 주장이다.
서라벌대와 이 대학 교원노조에 따르면 해당 법인 이사회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어 천종규(46) 방사선과 교수를 신임 총장에 선임했다. 하지만 이 대학 교원노조와 직원노조, 학생연합회, 총동창회 등은 반발하고 있다. 신임 총장이 총장 공모 당시 학교 발전계획으로 경주대와의 통·폐합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서라벌대(2년제)와 경주대(4년제)는 모두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일윤 씨가 1981년 설립한 학교법인 원석학원 산하 대학이다. 원석학원은 오랜 기간 여러 비리로 내홍을 겪었고, 지난해 1월부터 교육부가 관선이사들을 파견해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 중이다.
반면 두 대학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다. 경주대는 교육부 '대학기본역량 진단'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대상인 '재정지원 제한대학 2유형'에 포함됐다. 올해 신입생 충원율도 25% 수준이다. 서라벌대는 재정 지원이 부분적으로 끊기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1유형'에 포함됐지만 신입생 충원율은 매년 80%를 웃돈다. 1년치 등록금 수입 수준인 40억원 정도의 여유자금도 있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서라벌대 구성원들은 경주대와의 통·폐합에 반대한다. '동반 부실'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서라벌대 교원노조 측은 "대학 총장을 지원한 사람이 '대학이 자생할 방법이 없다'며 통·폐합을 언급한 것은 본교를 완전히 기망한 것"이라며 "법인 이사회는 통·폐합을 주장하는 인사를 총장에 앉혀 회생 불능으로 접어든 경주대를 위해 서라벌대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라벌대 한 교수는 "신임 총장이 최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통합이 무조건 싫고 자력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은 그 근거와 대책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 대책은 신임 총장이 제시해야 하는 것"이라며 "신임 총장은 일방적인 통·폐합 계획을 철회하고 독자적 학교 발전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천종규 총장은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는 상황에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그 중 한 방안이 통·폐합이다"며 "교직원과 좀 더 소통하며 좋은 의견은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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