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원전담전문의·응급의학과 전문의 늘린다지만…

"정부 제한적 대책밖에 없어…그나마 실효성엔 의문"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에서 시민들이 진료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에서 시민들이 진료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내년 의사 인력 배출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연쇄 반응 여파가 극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우려하지만, 수련병원별로 대책 마련은 사실상 '답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서울의 대학병원장들이 국시를 허락해달라고 의대생을 대신해 국민들에게 사과에 나선 것도 병원 운영 걱정에 따른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료계에선 분석한다.

보건당국이 아직 공식적으로 인턴 공백에 따른 대책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지극히 제한적으로 보인다. 의료현장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부족한 인력 만큼 채용하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우선 가능한 것은 입원전담전문의 확대다. 입원 환자를 이들이 도맡아 처치·처방을 내리는 것은 이상적인 체계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지금도 신분의 불안정성으로 지원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연중 채용공고를 내도 1, 2명 더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인턴 공백 최소화를 위해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정원을 늘리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회는 물론 해당 레지던트들 모두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레지던트가 인턴 업무를 대체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수련을 받지 못하는 등 희생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의료의 질도 하락하게 된다는 것.

대구의 권역응급의료센터 한 전문의는 "내년에 인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면서 올해 인턴들도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로 남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정원을 아무리 늘려도 충원을 못하는 현실에서 이 대책은 필수의료 공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이 밖에 지역의 수련병원들은 최악 상황에 조금이라도 '대비'하기 위해 인턴 직무 분석에 들어갔다. 의사 고유의 업무를 제외하고는 다른 직역에서 대체 업무를 맡기려는 것이다.

김선미 대구파티마병원장은 "현재로선 의사보조인력(PA) 간호사를 늘리고, 응급구조사 등을 한시적으로 채용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며 "대학병원과 달리 규모가 작은 종합병원급에서는 인턴 인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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