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민간분야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와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에 반해 공공부분의 법규, 정책, 규제, 제도 등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거나 뒤처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거고취신(去故取新)이라는 말은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취한다'는 뜻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바뀌고 달라지는 금융정보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1997년 7월 도입돼 지난 20여년 간 인터넷뱅킹, 보험, 공공분야 등 다양한 서비스에 사용됐던 공인인증서가 2020년 12월 10일 폐지됐다. 공인인증서는 1년마다 인증서를 갱신해야 하고 액티브X 및 프로그램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국내용으로 국제 표준에는 맞지 않았으며, 보안 문제에 대한 책임을 사용자에게 넘기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있었다.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온라인 금융거래나 전자상거래에 이동통신사 통합 간편 본인 확인 서비스(PASS),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다양한 민간 전자서명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공인인증서에 대한 법적인 효력은 사라지며 '공동인증서'로 바뀌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개인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앱에서 비밀번호와 지문, PIN 번호, 패턴입력, 홍채, 얼굴 등의 생체 인식 인증만으로 안전하고 간편하게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 계층간 디지털 격차로 인해 소외계층(저소득층, 고령층 등)이 금융거래, 법률행위 등 인증이 필요한 행위를 하는데 또 하나의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
2021년 1월 1일부터는 그간 신용평가사에서 금융거래 정보, 신용거래내역 등을 바탕으로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해서 1~10등급까지 총 10개의 등급으로 분류하던 신용등급제가 폐지되고 신용점수제(1점~1천점)로 바뀐다.
신용등급 체계에서는 대출심사를 받을 때 몇 점 차이로 하위등급을 적용받을 수 있고, 등급 간의 이동이 어려우며, 등급 차이에 따른 대출 심사시 불이익 등의 불편함과 어려움이 많았다. 또 현행 체계에서 다수 금융회사들은 신용정보회사(CB사)의 신용등급을 여신전략에 활용하다 보니 자체 신용위험 관리역량이 낮고, 고객들은 CB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금융회사간 차이 없이 획일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 받았다.
신용점수제는 신용을 1점부터 1천점까지 점수로 구분하는 제도로 보다 세분화한 개인 신용평점을 여신심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회사별 다양하고 정교하게 여신심사를 할 수 있으며, 금융소비자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신용점수제로 전환되면 앞서 불합리하게 대출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대출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기존 6, 7등급 이하의 저신용 계층에서 기대효과가 가장 크며, 연 1% 정도의 금리 절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점수를 올리려면 연체 대출금 상환, 통신요금 및 공공요금 납부실적, 대출금 상환이력, 카드사용 이력 등이 중요하다. 금액이 큰 것보다 오래된 연체부터 상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연말연시 달라지는 금융정보를 참고해 언택트, 디지털 시대의 핀테크금융, 스마트금융 등 다양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편리하게 활용해 보시길 바란다.
권윤경 NH농협은행 대구본부 마케팅추진단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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