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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왜 집권한지 모르겠어' 홍세화 "586 민주건달 한국에 진보는 없다"

국내 대표 진보계열 지식인…정부 비판하니 "파리가서 택시나 몰라고 하더라"

홍세화 씨. 연합뉴스
홍세화 씨. 연합뉴스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 지식인으로 손꼽히는 홍세화 씨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또다시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한겨레 신문에 '우리 대통령은 착한 임금님' 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은 홍 씨는 "평생 먹을 욕을 다먹었다"며 "하지만 지금 대통령을 보면 제 뜻이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홍 씨는 최근 신동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나이 칠십이 넘은 내게 '헛소리 그만두고 (파리로) 가서 택시 운전이나 하라'더라"고 했다.

홍 씨는 1979년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프랑스에서 20년간 망명생활을 한 바 있다. 국내 대표적인 진보계열 지식인으로 손꼽히며 198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택시를 몰며 집필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저서는 국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진보신당 대표를 맡기도 했었다.

홍 씨는 "자신들의 생각과 조금만 달라도 바로 튀어나오는 말이니까 이젠 신경 안 쓴다"며 "다만 그 글을 쓴 의도가 편한 임금님 노릇 그만하고 대통령이라는 엄중한 자리로 돌아가라는 바람이었는데 잘 전달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홍 씨는 현정권 출범 이후 여러 차례 여권을 비판했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왜 집권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무슨 국정 철학을 갖고 있고, 무슨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 무슨 미래 청사진을 갖고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고 했다.

이어 "국정 최고지도자라면 국민 사이에 의견이 분열돼 있는 현안에 대해 자신의 뜻을 피력하고 토론하고 설득하고 추진하고 돌파해야 한다. 욕먹을 각오를 해야한다"며 "그런데 정치가 팬덤화되다 보니 비판적 목소리는 아예 외면한다"고 했다.

홍씨는 현 정권의 핵심부에 있는 586운동권을 향해 "제대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돈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는 민주건달"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보수는 보수가 아니듯, 진보도 진보가 아니다"며 "분단체제에서 수구세력, 즉 극우적인 반북 국가주의자들이 보수를 참칭했고, 반일 민족주의를 앞세운 자유주의 보수세력이 진보를 참칭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다시 읽었다며 "좋은 내용은 다 있는데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 했다. 홍씨는 "설령 다른 사람이 썼다 해도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 내 의지와 일치하면 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19일 페이스북에 홍씨의 인터뷰 기사를 링크하며 "홍세화 선생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민주달건이들에게 포문을 열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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