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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생활고 속 '코파라치' 뜬다…"5명 모임 찾아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실직, 퇴직, 휴직 등 생활고에 내몰린 사람들이 생계형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실직, 퇴직, 휴직 등 생활고에 내몰린 사람들이 생계형 '코파라치'에 나서고 있다. 안전신문고 캡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실직, 퇴직, 휴직 등 생활고에 내몰린 사람들이 생계형 '코파라치'에 나서고 있다.

'코파라치'는 코로나 파파라치의 줄인말로 '연말특별 방역대책'에 따라 식당뿐 아니라 5인 이상의 모든 사적 모임이 금지된 가운데 이를 신고하며 포상금을 노리는 사람을 말한다.

행정안전부는 연말까지 코로나19 관련 우수신고자 100명에게 전통시장과 상점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한 10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코파라치'제도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행정이라고 하지만, 시민들끼리 감시를 유도해 사회 불신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코로나19 방역 위반 신고는 급증하는 추세다.

방역수칙 위반 신고는 행정안전부에서 만든 안전신문고 앱으로 할 수 있다. 집합금지명령을 위반한 사람은 3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 받거나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신고된 사건은 해당 자치단체로 이관해 처리된다.

지난 22일 경상남도는 코로나19 안전 신고에 참여한 도민 12명을 선정해 도지사 상장과 포상금을 수여했다.

인천, 대전, 부산 등 일부 지자체도 방역수칙 위반 신고자를 선정해 최대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코파라치' 활동은 활발하다. 달 1일부터 27일까지 안전신문고 앱에 접수된 코로나 위반 신고는 총 2만5151건을 넘어선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코파라치' 신고법 총 정리 등의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구 한 맘카페에는 "방역 위반자를 신고해 안전도 지키고 돈도 벌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최근 일자리를 잃은 남편과 저녁에 쿠팡 배달을 해도 10만원 벌기가 힘들다"면서 "온누리 상품권도 현금같이 사용할 수 있어 쏠쏠하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정모(34)씨는 "방역수칙도 지키고 가족들 건강까지 챙긴다는 생각으로 '코파라치' 활동을 하고 있다"며 "신고의식이 문제 있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한편 사회학 전문가들은 "정부가 책임을 대중에게 전가시키는 것 밖에 안된다"며 "기본권 제한을 방역을 명분으로 손쉽게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도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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