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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위대한 유산 페르시아/ 김경미 글·박창모 사진/ 계명대학교 출판부 펴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란은 대미 관계에서 큰 변화가 예상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적대적이었던 양국은 2015년 핵 합의를 이루면서 관계가 개선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제재를 대부분 복원하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됐다. 힘겨루기는 이어지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관계 정상화를 공언해온 만큼 협상은 곧 시작될 전망이다.

이란은 최근 한국과도 불편한 사이가 됐다. 연초 호르무즈해협 부근에서 우리 유조선 '한국 케미호'가 억류되면서다.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석유 수출대금을 받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란은 두 사안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다행히 선원 대부분은 2일 풀려났다.

사실 국제사회에서 오랫동안 고립됐던 탓에 이란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나라이다. 서울에 있는 테헤란로(路), 설화 '아라비안 나이트'의 배경, 아시아의 축구 강호 정도를 떠올릴 뿐이다. 옛 페르시아가 이룩한 위대한 문명은 서구의 관점에서 지나치게 축소된 채 폄훼되어 온 게 현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계명대학교가 펴낸 '위대한 유산 페르시아'는 페르시아 문명과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좋은 계기다. 매일신문이 지난해 창간 74주년 기념 특집기획으로 연재한 '신라 속 실크로드'의 힌트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2500년 전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로벌리즘을 구현했던 페르시아 문명의 매력을 소개하는 사진과 글은 호기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서양미술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경미 교수는 해박한 지식으로 동서를 잇는 인문벨트로 우리를 안내한다. 현대사진영상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계명대에 재직 중인 박창모 사진작가는 4천여 장의 사진을 통해 옛 페르시아 문명과 오늘날 이란 사람들의 일상을 감동적으로 전한다. 431쪽,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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