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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 근무 힘들어 떠납니다" 경북 새내기 교사들 줄사표

해마다 30~40명…낡은 관사 '있으나 마나', 방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3-5년차 퇴직자 절반 이상 해당…교육청 개선 노력하지만 역부족
지자체 차원 지원 필요 목소리도

경북도교육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도교육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농산어촌지역에 근무하는 젊은 신임 교사들이 떠나지 않도록 교육청뿐 아니라 지자체가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교단을 떠난 초등 교사는 2018년 41명, 2019년 33명, 2020년 32명이다. 이들 중 다른 지역으로 그려고 그만 둔 경우가 2018년 28명, 2019년 14명, 2020년 22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대부분은 3~5년차 교사들인데, 떠나는 이유는 대부분 열악한 근무 환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사 A씨는 "울진에선 신학기에 방을 못구해 한달 넘게 펜션에 짐을 보관한다. 봉화 등지에선 관사가 너무 낡이 쓸 수 없을 정도다. 간신히 원룸을 구해도 월세 40만~5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200만원도 안되는 월급에는 큰 부담"이라고 했다. 그나마 쓸만한 관사가 있어도 경쟁이 치열해 복권 당첨보다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대부분 중·고교는 도시 중심지에 있어 초교보다 생활 및 주거시설이 나은 편이다. 벽지 중·고교는 기숙학교인 경우가 많아 교사의 숙식이 해결될 수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관사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소규모 학교가 많다보니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하고, 주거비 지원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교육계는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벽지학교 초임 교사 주거비 일부 지원, 공무원 공동 주택 건설 등 정착 환경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교사 B씨는 "경남 남해에선 지자체가 빈 집을 리모델링해 제공하는 사업을 지원한다. 지자체는 인구가 늘어나 좋고, 교사들은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임용시험 미달로 이어진다. 지난해 경북 초등교사 353명 모집에 307명이 최종 합격해 46명이 부족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다행히 올해는 초등교사 임용 정원을 모두 채웠다. 그러나 교사 부족 문제는 언제든 생길 수 있다"며 "학교 사택 개선작업 등을 진행 중인데, 예산 한계가 있어 지자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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