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종해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장 "코로나로 위축된 건설업 안타깝다"

"통합신공항 다시 없는 기회지만 지역 업체 들러리 가능성은 막아야"

최종해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최종해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을 맡고 있는 최종해 동양종건 대표는 "회장직을 맡은 지 1년6개월이 지났으나 회원들의 기대에 못 미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서도 "별로 한 게 없는 것 같다"며 거듭 죄송하다는 입장이다. 그가 답답해 하는 이유는 뭘까? 다음은 일문일답.

▶임기 동안의 소회는?
- 제 임기는 코로나19 사태 시기와 거의 겹친다. 코로나로 인해 당초 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시청과 유관기관, 회원사들과 수시로 접촉해 지역 건설 발전을 꾀해야 하는데 언택트 사회의 도래로 손발이 묶여 버렸다.

▶스킨십만이 해결책인가?
- 대구 산업선, 엑스코선, 서대구역세권 등 올해는 어느 때보다 대형 국책 사업이 추진되는 중요한 시기다. 사업마다 또는 현안마다 대구시와 유관기관과 협의를 통해 지역건설사의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건설업의 특성상 혁신안을 제안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숙의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게 제약돼 있으니 활동하는데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대구시에 협의할 사안을 밝혀달라.
- 중장기 계획과 단기 계획이 있다. 우선 단기적으로 현재 3개 공구로 진행되는 조야~동명 광역도로 사업 가운데 2공구는 지역업체 참여도가 20%밖에 안된다. 이 구간을 세분화시켜 달라는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 2공구의 구간을 세분화시키면 시공능력이 적은 지역업체 참여율이 50%까지 늘어날 수 있다. 현재 김창엽 대구시 도시재창조국장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둘러 관철해 지역 경제 회생에 조금이나마 도움 됐으면 좋겠다.

▶통합신공항 건설도 빼놓을 수 없는 대형국책사업이다.
- 그렇다. 대구경북으로서는 두 번 다시 찾아올 수 없는 기회다. 하지만 이 사업도 자칫 외지업체 잔칫상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기부대 양여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기존 부지 개발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전지를 통째로 개발하다 보면 규모가 적은 지역 업체 참여는 불가능하게 되고, 거대 자본을 앞세운 수도권 기업이 사업을 따낼 확률이 높아진다. 지역 업체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을 서둘러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종해 - 대한건설협회 대구광역시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최종해 - 대한건설협회 대구광역시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정부에 바라는 점은?
- 코로나로 인해 SOC 사업이 더이상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갑자기 찾아온 역병 퇴치를 위해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새롭게 마련해야 하는데 가장 쉽게 충당할 수 있는 곳이 SOC 분야다. 하지만 국가 경제를 장기적으로 고민해 보면 이처럼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이는 식의 재정 경영으로는 한계가 있다. SOC를 줄여 보건복지 쪽으로 돌리는 것이 장기화된다면 우리 경제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나락에 빠지게 된다. 중장기적 국토 발전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대비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닌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바라보는 협희측 시각은 어떤가?
- 사업 현장의 안전을 강화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사고 발생 뒤 책임의 문제에 있어선, 무조건 경영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일률적 사고에 동의할 수 없다. 생각을 해 보라. 어떤 사장이 자신의 사업장에 사고 나라고 고사 지내는 사람이 있겠는가. 사고는 그야말로 우연히 찾아오는 불행이고 사고 주체도 현장 작업자의 실수일 경우도 적지 않다. 모든 것을 자본가나 기업가 책임으로 돌리는 방식이라면 앞으로 누가 사업을 하겠나. 결국 이 법은 경제를 위축시켜 일자리를 줄이고, 서민들의 수입이 감소하는 대표적 악순환의 사례로 꼽힐 수 있다.

▶동양종건이라는 개인 사업체도 운영하고 있는데.
- 지난 1994년도 설립해 향토기업으로서 소임을 다하려 노력 중이다. 대구의 종합건설사로서 수도권 등 외지로 발을 넓히려 노력 중인데 여건이 쉽지 않다. 주어진 여건에서 대구만의 시각에서 벗어나 좀 더 넓게 보려고 노력 중이다.

▶CEO로서의 소신은?
- 직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심어 주는 것이다. 현재 40여 명의 직원이 있는데 몇 년 전까지 해마다 전원 해외 연수 기회를 가졌다. 만만찮은 비용이지만 여행 때 마다 '이 돈은 여러분들이 벌어서 가는 것이다. 내년 여행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해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직원들의 사내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데, 최근 한 직원은 "우리만한 회사가 전국에 어디 있느냐?"라며 자부심을 드러내 고마웠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