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정권 민정수석은 '毒 든 성배'?…'정권 위기' 답습하나

역대 정권 그대로 모습…조국 김조원 김종호 이어 신현수 사의 표명
나는 새도 떨군다는 '왕수석' 뒤끝 좋지 않아
"정권 내부 문제 곪았다는 방증" 지적 잇따라

신현수 민정수석이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신현수 민정수석이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현수 수석이 취임 두 달도 안돼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역대 정권 '위기의 신호'였던 '청와대 민정수석 리스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차관급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왕수석'이라 평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검찰·경찰·국가정보원·감사원·국세청 등 5대 권력기관을 전부 관할한다.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하고 국정 관련 여론과 민심 동향을 파악한다. 청와대 인사위원회 멤버로 공직자 인사를 검증하고 감찰한다.

하지만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뒤끝이 좋지 않기도 하다. 당장 문재인정부 전·현직 민정수석 4명 모두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 단적인 예다.

초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청와대 참모 생활을 마치고 2019년 9월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자 이른바 '조국 대전'을 불러오며 정국을 달궜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와 웅동학원·사모펀드·자녀 입시부정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은 한때 문 대통령 지지율 40%를 위협했다.

조 전 수석 뒤를 이었던 김조원 전 민정수석 역시 다주택자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지난해 '참모진 1주택 보유' 권고 당시 서울 강남권 아파트 2채를 가진 다주택자였다. 논란이 일자 한 채를 매각한다면서도 시세보다 2억원 가량 비싸게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들끓는 부동산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그가 퇴임 때까지도 집을 처분하지 않자 "자리는 잃었지만 '똘똘한 2채'는 지켰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김종호 전 수석은 임명 된지 4개월 만에 물러났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주도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가 추진됐지만 법원에 제동이 걸렸고, 이후에도 혼선이 이어진데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표를 냈다.

문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는 동시에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에 유감을 표시하고, 처음으로 검찰 출신인 신현수 수석을 발탁함으로써 국면 반전을 모색했다.

하지만 그가 두달도 되지 않아 사의를 고집하면서 '레임덕 징후'라는 뒷말이 나온다.

과거 민정수석실에 근무한 한 인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힘이 쏠리면서 사실상 측근 비리 통제가 어려워졌고 정권 몰락으로 이어졌다. 참여정부 첫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도 대통령 친인척 비리 파문 등으로 1년 만에 민정수석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대통령 지지율은 급락했다"며 "대통령 복심으로 불린 신 수석이 청와대를 떠나겠다는 건 정권 내부 문제가 손댈 수 없을 정도로 곪았다는 방증 아니겠느냐. 내부 문제가 정권을 흔드는 '잔혹사'가 이번에도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을 묵인하고 국가정보원을 통해 불법사찰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을 묵인하고 국가정보원을 통해 불법사찰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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