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광고도 로봇이 되나요?

2035년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항상 미래 사회의 모습이 궁금하다. 사진: pixabay
2035년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항상 미래 사회의 모습이 궁금하다. 사진: pixabay

자동차가 하늘로 날아다닌다. 거리에는 로봇이 가득하다.

2035년은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아이로봇'에서 이렇게 그려진다. 정말 2035년은 그럴까? 이제 고작 14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말이다. 넷플릭스를 끄고 주변을 살펴봤다. 이미 나는 인공지능에 익숙한 삶을 살고 있었다. 출근 전 AI(artificial intelligence)에게 날씨를 체크한다. AI는 마치 나의 여자친구인 것처럼 상냥하게 대답을 해준다. 추운 날은 따뜻하게 입고 나가라는 로멘틱한 조언까지 잊지 않는다. 장거리 출장이 잡히면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해 이동한다. 이미 나는 AI가 주는 혜택을 한껏 누리고 있었다.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광고에 등장시켜야 한다. 광고는 '혜택'이다. 혜택이 있어야 사람들이 움직인다. 남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바로 나에게 좋아야 한다. 내게 도움이 되고 이점이 있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사람들은 지갑을 연다. 자기가 편해지기 위해서 말이다.

최근에 병원 경영 관리를 하는 브랜드의 광고를 맡았다. 대구 기업인데 컨텐츠 구성이 뛰어나 커뮤니케이션 방법만 좋으면 성공할 것 같았다. 지역 기업이 더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일을 수주했다. 이 브랜드는 병원 경영에 관한 매뉴얼을 고작 월 5만원에 팔고 있었다. 좋은 서비스를 병원 뿐 아니라 결국 환자들도 누렸으면 좋겠다는 대표의 마인드가 녹아져 있었다. 컨텐츠 구성으로 봤을 때 50만원에 팔아도 될 만했다. 이렇게 좋은 브랜드를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 사람들이 반응하는 광고는 혜택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골칫거리를 해소시켜준다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나는 광고에서 이 두 가지를 접목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최저 임금이 1,822,480원인데 50,000원에 한 사람을 고용할 수 있다면?'

'사람은 9시 출근해서 18시에 퇴근한다. 하지만 24시간 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두 가지를 답을 찾으면 풀리는 문제였다. 내게는 이 문제를 풀어줄 답이 필요했다.

로봇이 우리 삶 속에 들어왔다. 이제 로봇이 없는 우리의 삶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사진: pixabay
로봇이 우리 삶 속에 들어왔다. 이제 로봇이 없는 우리의 삶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사진: pixabay

그것이 바로 로봇이었다. 이 브랜드는 실제로 그랬다. 월 5만원이면 나를 위해 24시간 일하는 로봇을 두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병원 입장에선 코로나 때문에 고용도 부담되는 시기다. 고용 때문에 불안해하는 원장님들에겐 이 카피가 통할 것 같았다. 그리고 고용 때문에 불만인 원장님에게도 솔깃할 것 같았다. 24시간 우리 병원을 위해 일하는 로봇이 있다면 말이다. 최저시급에서 한참 못 미치는 비용으로 나를 위해 일해주니 말이다.

앞으로 내가 만드는 광고에 로봇이 자주 등장할 예정이다. 그리고 로봇이 나의 광고를 배포하게 될 것 같다. 훗날 로봇이 나 대신 아이디어를 내고 광고를 만드는 날도 올 것이다.

광고를 만들고 싶다면 광고가 아닌 시대를 공부해야 한다. 광고에 그 시대 사람들이 찾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 시대 사람들이 혜택이라고 느끼는 것, 그 시대 사람들의 골칫거리를 해결해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광고도 로봇이 되는 시대가 왔다.

마침내.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광고에 로봇이 자주 등장할 것이다. 사진: (주)빅아이디어연구소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광고에 로봇이 자주 등장할 것이다. 사진: (주)빅아이디어연구소
(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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