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 참사가 발생한 다음 날인 15일에도 미얀마 군부는 시위대에 대한 탄압을 이어갔다. 약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반(反) 쿠데타 운동 기세를 완전히 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지 언론 및 SNS,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에선 이날 오전부터 휴대전화 인터넷(모바일 인터넷)이 끊겼다. 네트워크 모니터링업체인 '넷블록스'는 트위터를 통해 "모바일 네트워크가 미얀마 전국적으로 차단됐다"고 밝혔다.
군정의 이런 조치는 유혈진압과 각종 폭력을 시민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각종 SNS에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올린 동영상은 미얀마의 현 상황을 국제사회에 가장 잘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정은 또 이날 양곤 4곳에 대해 추가로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관영 매체인 MRTV는 북다곤과 남다곤, 다곤세이칸 그리고 북오깔라빠에 대해 계엄령이 선포됐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또 제2도시 만달레이 일부 지역도 계엄령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군부는 앞서 전날엔 양곤 내 흘라잉타야와 쉐삐따 등 인구 밀집지역 2곳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들 6곳은 양곤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양곤 종합병원과 흘라잉타야 병원, 띤간준 병원 3곳의 지료를 취합한 결과 전날 양곤에서 최소 59명이 사망하고 129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은 실제 사상자 수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군경은 이날도 중부 밍잔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 18세 시위 참가자는 "소녀와 소년 한 명이 각각 머리와 얼굴에 총을 맞았다. 두 명이 숨진 걸로 들었다"고 말했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은 긴급공지문을 통해 "계엄령이 선포된 지역에서는 치안 유지에 필요한 경우 군이 매우 강력한 조치를 현장에서 취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대사관 측은 "오는 27일 국군의 날까지 치안을 정상화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주미얀마 한인회는 흘라잉타야에 진출한 한국 봉제업체들이 중국 업체로 오인당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태극기 50장 가량을 이날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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