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국민의힘이 차기 대표,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은 다양한 시나리오로 판세를 분석하고 있다. 핵심은 당이 이른바 '영남당' 이미지를 강화하느냐, 오히려 이를 불식코자 '지역 안배'를 선택하느냐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그가 대표 경선에 뛰어들 경우 '게임체인저'(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여론조사 1위라는 인지도와 더불어 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 비중이 가장 많은, 이른바 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가 마음 먹기에 따라 당권 경쟁 구도가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당내에 외연 확장을 통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TK와 부산·경남(PK) 출신이 당의 '투톱'(대표·원내대표)를 독식해서는 안 된다는 견제 분위기가 있어 차기 리더십 구도가 복잡해지리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당내에서 처음으로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서 스스로 "수도권 이미지를 가진 영남 출신"이라고 평가하며 외연 확장을 위한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울산의 김기현 의원도 차기 원내대표를 노리는 터라 '두 사람(주호영·김기현)이 조합될 경우 도로 영남당'이라는 네거티브가 나올 수 있다. 이미 4·7 재·보궐 선거 직후 초선 의원들이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자"고 성명을 내면서 '영남당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정당 전당대회는 TK 당원들이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친다. 선거 국면이 다가오자 TK 당심을 사로잡으려고 앞다퉈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드는 이들이 정작 어느 지역 출신인지부터 먼저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가운데 '김종인 대 반(反) 김종인 구도론'도 제기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장외에서 당내 주도권 싸움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김 전 위원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주 권한대행을 향해 "안철수와 작당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는가 하면 퇴임 전 사석에서 김기현 의원에 대해 "성실하다"고 호평한 일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나경원 전 의원이 '주호영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어 김 전 위원장의 '장외 훈수'에 계속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아직 전당대회 출마로 가닥을 잡은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중진급 인사들과 두루 만나며 야권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서울 지역구 4선 의원 출신인 만큼 '영남당'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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