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 사활 건 '친박계', 全大 캐스팅보트 쥘까?

국민의힘 친박 행보에 관심 집중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결과 '친박' 김태흠 기대 이상 선전
탄핵 평가 전 기회 잡기 나서…野 개편 지분 확보 나설 전말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김태흠, 김기현 의원이 투표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김태흠, 김기현 의원이 투표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1야당 대표 경선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실시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이른바 '친박계' 표심의 향배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권 경쟁이 다자대결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커 특정 계파가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판 전체가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친박 진영이 차기 대선 국면에서 박근혜 정권에 대한 당 차원의 '최종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섰기 때문에 전당대회에서도 나름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결과가 발표되자 장내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약체로 평가받았던 김태흠 후보가 원내대표로 최종 선출된 김기현 후보보다 4표 적은 30표를 얻으며 2위로 결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애초 당내에선 김 의원이 강성 친박 이미지가 강한데다 충청 출신으로 지역 기반도 약해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당내에선 김 후보의 예상 밖 선전에 지난 2016년 탄핵정국 이후 숨죽이고 있던 친박계가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당 관계자는 "오는 대선 국면에선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정통성 있는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가 주도하는 불가역적(不可逆的) '탄핵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정권교체가 급한 차기 당 대표와 대선후보가 '탄핵'을 밟고 가야 할 사안으로 규정하면 내년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친박계의 정치적 미래는 기약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감에 다급해진 친박계가 당내 선거에서 정치적 사활을 건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친박계인 서병수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 든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심지어 원내대표 경선 기간 중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전 대표가 현역 의원들에게 설득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전당대회는 물론 내년 대선을 겨냥한 야권의 정계개편 과정에서도 친박계가 결속력을 발휘해 정치적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전 대표 등 당권접수에 나선 비박계의 행보를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친박계는 내달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자체 후보를 내세우거나 후보 간 합종연횡 과정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당내에서 교두보 확보가 여의치 않게 되면 향후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한 야권정계개편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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