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한 가상 및 증강현실 기술을 타고 등장한 '메타버스' 개념이 최근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현실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사이버 세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높은 수준으로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는 이미 미래를 주도할 새로운 '메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많은 기업들도 메타버스의 세계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현실에 가까운 가상세계
메타버스는 '초월적'이란 의미의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온라인 가상세계를 혼합한 개념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이미 대중화된 개념인 사이버 세계나 가상현실에서 보다 발전한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단계다.
과거에 비해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서비스 구현이 용이해졌고 메타버스가 시대적인 트렌드로 자리잡는 중이다. 이런 메타버스 안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하거나 공연을 관람하는 등 현실세계에서 할법한 행위가 가능해졌다.
메타버스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의 '로블록스'를 살펴보면 이런 메타버스가 가져올 미래가 엿보인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는 메타버스 세계와 이미 익숙한 편이다. '로블록스'(Roblox)는 미국 1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다. 10대 중 52%는 현실 친구보다 로블록스 내 관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로블록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매우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덕분에 '또 하나의 현실세계'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로블록스 안에서는 사용자들이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직접 게임 등 창작물을 만들어 팔 수도 있다. 로블록스 안에서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만 200만명 이상이다. 로블록스 세계에서 쓰이는 화폐 '로벅스'는 게임 안에서 쓰일뿐만 아니라 실제 돈으로도 환전할 수 있다.
과거 게임이나 채팅의 무대였던 사이버 세계는 이제 메타버스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제 취미, 업무, 생계 등 현실과 별반 다를바 없을 정도로 다양한 영역을 포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신입사원 연수, 팬사인회도 메타버스서
국내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주목도가 크게 올라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이미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놓고 각축전에 들어간 모습이다.
선두주자는 네이버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Z는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제페토'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제페토는 전세계에 2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가입 당시 자신의 사진을 찍어 올리는 방식으로 이용자 특성을 반영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친구들과의 실시간 의사소통을 손쉽게 할 수 있고 '제페토 스튜디오'에서 가상공간을 직접 만들거나 아이템을 팔아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만남이 어려웠던 가운데 올초 네이버 신입사원 190여명은 제페토에서 만나 신입 사원 연수를 하기까지 했다. 각자의 아바타가 제페토 안에서 3D로 구현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를 둘러보고 아바타를 통한 스키점프 대결 등 여러가지 미션을 수행했다.
게임에서 엔터테인먼트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엔씨소프트 역시 CJ ENM과 함께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시했다. 향후 유니버스를 통해서 스타들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도 비대면 시대에 K팝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겠다며 'K팝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실제 대상을 4K 화질의 카메라 여러 대로 동시 촬영하는 기술로 관련 콘텐츠를 제공한다.
◆새로운 기회의 땅
이처럼 메타버스가 메가 트렌드로 뜨면서 이를 구현하는 기업, 또 이를 지원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은 향후 20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메타버스 성장기에 상당한 기회를 맞을 전망이다. 메타버스를 플랫폼 운영사와 이를 구현하는 하드웨어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등이 대표적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역시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난 3월 뉴욕 증시에 상장된 로블록스의 주가도 이런 기대감을 보여준다. 로블록스는 상장 지난 3월에 60달러대에서 거래됐으나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40% 증가하는 등 호실적 속에 주가가 우상향 하고 있다. 지난 2일 신고가인 1주당 99.8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569억달러(약 63조3천억원)에 달한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중요한 패션 및 유통업계는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우선 패션업체는 MZ세대를 공략할 창구로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나이키, MLB 등 이미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매장을 두고 아바타가 자사 제품을 착용해보게 하는 등 제품을 선보이는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유통업계도 메타버스에 주목한다. 아바타 역시 현실세계의 사람처럼 의·식·주 수요가 있고 소비자가 메타버스에서 쌓은 경험을 현실세계에서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여서다.
BGF리테일은 최근 네이버Z와 '온·오프라인 결합 기반 고객경험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제페토 내 인기 지역인 한강공원에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을 열고 메타버스 안에서 소비자와 소통에 나선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핵심 고객인 Z세대가 CU의 상품과 서비스를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