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st necessary quality for change is never to get tired.'(변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라는 글귀에 밑줄을 그으며 크게 공감한 적이 있다. 변화와 혁신이란 과정이 그만큼 고단하고, 끊임없이 인내할 때만 가능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더욱이 한 개인의 변화도 쉽지 않은 터에, 거대 조직이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 내는 것은 말처럼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철우 도지사 취임 후 경상북도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만 3년을 맞고 있다. 도청 앞마당을 떡하니 차지한 '공룡 뼈 화석'은 변화의 신호탄이 되었고, 도지사실과 직원 명찰에 아로새겨진 '변해야 산다'는 구호는 조직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아침을 여는 '해피 댄스'와 '맨발 산책', 캐주얼하게 바뀐 옷차림은 경직된 직장 분위기와 직원들의 마음을 조금씩 바꾸었다. 벌써 100회를 훌쩍 넘긴 '화공 굿모닝 특강'과 '새바람 행복 아카데미' '석학·명사 초청 특강' 등은 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맞는 소양을 갖추게 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감방 안 가는 한 다 해야 한다' '알아야 면장 한다'라는 말은 변화된 경북을 함축하는 잠언(箴言)이다.
특히, 최근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경북형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혁신 경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방역과 지역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경북형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이철우 도지사가 아침 중대본 회의 때마다 "확진자가 많고 인구 밀도도 높은 서울과 확진자가 하나도 없는 울릉도를 같은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수차례 건의한 끝에 어렵게 시작됐다. 지난 4월, 12개 군 지역에서 처음 시행되었지만, 이후 일일 평균 확진자 1.3명으로 잘 관리되는 등 성공적으로 진행돼 현재는 안동, 상주, 영주, 문경 등 4개 시(市) 지역까지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는 지역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시범 적용 이후 한 달간 지역의 카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적용 지역에서 평균 7.8%가 증가해 비적용 지역 2.1%를 4배 정도나 상회했다. 아직 카드보다 현금 사용이 익숙한 군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매출 증가 폭이 완화 이전보다 몇 배는 더 크다는 것이다.
행정 시스템의 변화도 공인된 성적표로 증명되고 있다.
매년 5월마다 각 지자체를 긴장시키는 정부합동평가 결과에서 경북도는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정부합동평가는 1년간의 국정 업무 수행 능력과 행정 역량을 판단하는 일종의 '종합 시험'으로 24개 중앙 부처와 각 지자체의 크로스체크 등 엄정하고 객관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결과가 발표되며, 전년과 비교하기 때문에 2년 연속으로 상위권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평가에서, 매년 최하위권을 맴돌던 경북도가 2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은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안팎의 변화는 국비 예산 확보와 기업 투자 유치, 권역별 신산업 기반 구축 등으로 이어져 경북 재도약에 중요한 성장판이 되고 있다.
하지만 '경북형 혁신 열차'는 계속 달려야 한다.
날로 심화되는 수도권 블랙홀과 지방 소멸 위험, 지역 대학 위기 등에 단 한 발짝이라도 먼저 대응해야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서 먹거리를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단기간에 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며 달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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