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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 더" 英 사모펀드 '매그나칩반도체' 인수 경쟁

반도체 핵심기술 中 유출 우려 해결 새 국면…임시 주총 연기하고 제안 검토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매그나칩반도체 구미사업장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매그나칩반도체 구미사업장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구미 등에 사업장을 둔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계 사모펀드 매각(매일신문 6월 1일 자 2면 등) 추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영국계 사모펀드가 중국보다 3천억원 정도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인수 경쟁에 뛰어 들었기 때문이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지난 15일 예정됐던 임시 주주총회를 연기하고 영국계 사모펀드 제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영국계 사모펀드 코누코피아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제시한 인수 금액은 16억6천만달러(1조8천530억원)로, 중국계 사모펀드가 제시한 14억달러(1조5천828억원)에 비해 3천억원 정도 더 많다.

지난 3월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었다.

이에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중국계 인수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일 매그나칩반도체의 주력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매각 과정에서 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 근거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영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된다면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는 일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매그나칩반도체의 매각과 관련해 부정적 여론이 짙었던 것은 인수 주체가 중국계라는데 있다. 하지만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가 인수를 한다면 부정적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매그나칩반도체는 구미·청주·서울 등에 사업장, 연구소 등을 두고 OLED 구동칩(DDI)과 미래 자동차에 응용될 전력 반도체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특히 OLED 패널 DDI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있는 기업이다. DDI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픽셀을 구동하는 반도체이다.

이 회사는 2004년 10월 SK하이닉스(당시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분사했고, 미국 시티그룹 벤처캐피털에 인수돼 뉴욕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임직원은 구미사업장 500여 명을 비롯해 모두 880여 명이며, 지난해 매출 5천740억원 규모다.

중국자본 매각 반대 목소리는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이미 확산된 상태이며, 국민청원에도 '중국자본 매각을 막아달라'는 청원글이 올라 16일 현재 3만3천500여 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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