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금속 가득’ 포항지역 시민단체 대기질 자체 조사 결과 발표

8개 측정장소 모두 납·철 등 중금속 물질 검출돼
철 비율 가장 높아…포스코 등 철강산단 대기오염 유독성 관리 강화해야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에서 14일 철강산업단지 주변 대기질 환경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중금속 대기오염에 대한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에서 14일 철강산업단지 주변 대기질 환경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중금속 대기오염에 대한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신동우 기자

경북 포항 포스코 등 철강산업단지 주변 지역의 대기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장의 위험 여부는 판단할 수 없지만, 중금속 검출에 따른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는 14일 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및 철강산단 인근지역 대기질 미세먼지·중금속 시민조사'를 발표했다.

조사는 4월 16~22일 대전대 환경연구소에 의뢰해 실시됐으며, 측정 장소마다 집진포(필터 등)를 설치해 1㎡당 침적된 중금속(납·비소·크롭·카드뮴·구리·아연·철·망간)양을 집계하는 방식이 쓰였다.

측정장소는 ▷포항시 남구 청림동 ▷오천읍 원리(성유대철성당 앞)·문덕리 ▷해도동 ▷제철동 ▷송도동 ▷지곡동 등 철강산단 인접지역 7곳이며, 비교 분석을 위해 거리가 비교적 먼 포항시 북구 흥해읍 1곳도 추가됐다.

조사결과(평균치)를 살펴보면 납(Pb)의 경우 8곳의 평균값이 39㎍/㎡이고 오천읍 원리가 70㎍/㎡으로 가장 높았다.

유독성 물질인 비소(As)는 오천읍 원리와 문덕리가 각각 5㎍/㎡씩 검출됐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뚜렷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오천읍 원리의 경우 크롬(Cr) 122㎍/㎡, 아연(Zn) 501㎍/㎡ 등 검출된 중금속양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아 오염 정도가 가장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Fe) 역시 오천읍 원리가 3천773㎍/㎡로 가장 높았으나 비교군인 흥해읍도 1천634㎍/㎡로 평균치보다 높게 측정됐다.

김선태 대전대 환경연구소장(환경공학과 교수)은 "정부 대기환경기준 측정처럼 대기질 농도를 추출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허용기준치 부합 여부 등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장소마다 중금속이 발견됐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특정 장소의 측정치가 높게 튀는 경향이 뚜렷해 원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명동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지난해 대기오염물질 연간배출량을 봐도 포스코가 국내 기업 중 가장 높게 나타나 실로 '기후악당'이라 부를만 하다"면서 "포스코 등 철강산단 인근 주민들의 환경성 질환 발병률은 전국 평균보다 1.72배나 높다. 대기오염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시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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