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 캐나다, 대형 산불에 초토화…동부 뉴욕까지 연기 뒤덮여

미 서부 '부트레그 화재'로 서울 2.6배 면적 불타
캐나다 서부에선 산불 300곳 확산으로 비상사태 선포

미국 서부지역 산불로 인한 연기가 강한 바람을 타고 대륙을 가로질러 뉴욕까지 도달하면서 20일(현지시간)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연무에 뒤덮여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서부지역 산불로 인한 연기가 강한 바람을 타고 대륙을 가로질러 뉴욕까지 도달하면서 20일(현지시간)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연무에 뒤덮여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 서부가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에 이어 이번에는 초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재난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CNN방송은 미 연방산림청의 재난정보 사이트 '인치웹'을 인용해 오리건주(州)에서 지난 6일 발생한 산불 '부트레그(Bootleg) 화재가 20일(현지시간)까지 38만8천359에이커(약 1천571㎢)를 태웠다고 전했다. 이는 서울(605.21㎢)의 2.6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CNN에 따르면 소방관 2천250명이 투입됐지만 진화율은 30%에 그친다. 2천명 넘는 주민이 대피했고 주택 67채가 전소했다. 지난 13일간 평균적으로 시간당 거의 1천100에이커를 태웠는데 이는 45분마다 뉴욕 센트럴파크 규모를 집어삼킨 셈이다.

오리건주 산림국 관계자는 "보통은 날씨가 화재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번에는 화재가 날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로 바람 방향이 순식간에 바뀌는가 하면 불꽃을 멀리까지 실어나르는 바람을 생성해 화재가 더 빨리, 멀리까지 번지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서부에선 모두 80건의 대형 화재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들 화재로 발생한 연기가 고(高)고도에서 부는 바람에 실려 미 동부 해안까지 날아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은 회색 연기로 뒤덮였다. 미세먼지 정도를 측정하는 대기질지수(AQI)는 뉴욕 170, 필라델피아 172로 관측됐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보다 9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로건 호수 상공으로 산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300곳 이상의 지역에서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 정부는 20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연합뉴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로건 호수 상공으로 산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300곳 이상의 지역에서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 정부는 20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연합뉴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정부는 산불이 확산하면서 20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캐나다통신에 따르면 BC주에선 300곳 넘는 지역에서 산불이 확산 중이며 대부분이 분류 기준상 '통제 불능'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불은 지금까지 총 3천㎢의 면적을 태웠으며, 40개 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5천700여 명이 거주지를 떠났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지구 북반구를 중심으로 5개의 강력한 열돔(Heat Dome)이 형성돼 북미, 유럽, 동북아 일대가 지난달 초부터 살인적인 폭염과 산불, 집중호우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예보의 토대인 슈퍼컴퓨터의 역량이 기후변화 변수를 연산할 정도로 뛰어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글로벌 기상분석 센터 설립을 오는 11월 영국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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