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업 불황인데 주 4일제?"…2030도 외면한 이재명 청년 공약

인간다운 삶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도입 검토하겠다 밝혀, 2030 노린 맞춤형 공약
정작 '2030'은 현실성 없다며 회의적, "취업 불황 이어지는데에 대한 타개책 먼저"
휴일 양극화 걱정도…주 5일제도 어려운데 대기업 등 제도 안착 쉬운 곳만 쉴 수 있게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에서 참가 업체의 자동주행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주 4일제' 공약 검토 발언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휴일 양극화, 극심한 취업난 속 선심성 공약 등의 이유로 주민들은 '환호' 보단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7일 이재명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정책 공약으로 JTBC에 "인간다운 삶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 4일 근무제는 언젠가 해야 할 일이다. 가급적 빨리 도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당과 조율이 안된 데다 내부에서도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점은 밝혔지만 정책 구상과 더불어 단계별 계획도 마련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20~30대 맞춤형 공약을 내세웠다는 해석도 함께 나왔다.

이에 대해 정작 2030세대는 '현실성'이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지속되는 취업 불황과 구직 포기자도 속출하는 현 상황을 타개할 대책도 없이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뜻을 내비친다는 게 너무 앞서간 것이라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정모(28) 씨는 "주 4일 근무 제도에 마음이 혹하더라도 당장 나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 솔직히 화가 났다. 일자리도 한정적이어서 취업이 잘 안 되는 데다 코로나19로 있던 일자리까지 규모를 축소하는 상황인데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노동시간을 줄여준다고만 하니 선심성 정책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컸다"고 했다.

주 4일 근무제가 오히려 '휴일 양극화'를 불러일으킨다는 의견도 적잖다. 주 52시간 근무제 마저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이들도 수두룩한 데다 주 4일 근무제 역시 대기업 등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최모(48) 씨는 "업장 자체가 규모가 작다 보니 주 52시간 근무도 아무 소용없고 주말까지 반납하고 일하는 게 나와 비슷한 처지의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이다"며 "주 4일제가 시행되면 월급도 깎일 것 아니냐. 결국 자식들 먹여살리려면 다른 일을 또 찾아나설 수밖에 없다. 집 있고 자식들 배 굶기지 않을 배부른 사람들에게나 좋은 제도지 힘든 서민들한텐 견물생심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등의 주4일제도의 긍정적인 면도 충분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성 없이 주4일제만 던지는 듯한 이 후보의 모습이 섣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전히 주 7일 일하며 저녁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며 "사회에 희망이 없어 청년들도 원룸에 살면서 자가용을 보유하는 등 현재 삶에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노동 시간을 단축시켜 삶의 질을 회복시킨다는 것으로 국민을 현혹해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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