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로봇 CEO] <9>최재근 에스브이테크 대표

‘아이언맨의 손’ 로봇과 사용자 잇는 그리퍼 공급
로봇 소형화 추세에 따라 신소재 발굴로 그리퍼 경량화
“확실한 비포·애프터 서비스 강점, 신시장 개척하며 성장할 것”

최재근 에스브이테크 대표. 채원영 기자
최재근 에스브이테크 대표. 채원영 기자

그리퍼(gripper)는 로봇의 손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그리퍼는 로봇과 사용자를 잇는 연결고리로, 로봇이 물체를 잡거나 접고 뚫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입주기업 에스브이테크(SV TECH)는 '그리퍼하면 떠오르는 기업'을 목표로 성장 중이다.

SOLVE, SAVE, SERVICE의 공통 알파벳 'SV'를 따 작명한 에스브이테크는 고객사의 문제를 해결하고 비용을 절약하며,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을 담았다.

대구 로봇산업진흥원 본사에서 최재근 대표를 만났다.

-그리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는가?

▶로봇시장이 발전할수록 그리퍼시장 또한 성장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그리퍼는 로봇뿐만 아니라 주변장치 등으로 시장을 끊임없이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또 그리퍼는 '엔드 이펙트', 즉 공정의 제일 끝단에서 효과를 내는 부품이란 점도 자부심을 느끼는 포인트다.

-로봇 소형화 추세에 따라 그리퍼 또한 변화가 클 것 같다.

▶로봇의 크기는 점차 작아지고 정교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로봇의 문제는 항상 그리퍼에서 생긴다. 로봇이 기동하려면 알맞은 그리퍼를 장착해야 한다. 그런데 로봇 무게는 줄어드는데 그리퍼 무게는 그대로니 문제가 생긴다. 자사는 기존 제품 대비 5분의 1 무게의 카본 복합소재로 이뤄진 그리퍼를 공급해 생산속도·안전성 향상 효과를 제공한다.

-다른 제품도 있는가?

▶판매 비중의 절반은 그리퍼고 나머지 절반은 산업용 안전펜스다. 기존 산업현장에 보급된 안전펜스는 정확한 규격과 규정에 따르지 않은 것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산업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펜스가 각광받고 있다. 에스브이테크 안전펜스는 고객사 현장에 알맞은 맞춤형 제품으로 설치와 해체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 아울러 로봇산업이 급성장하며 생산 라인을 유연하게 바꾸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쉽게 해체하고 다시 설치할 수 있는 자사 안전펜스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

-신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면?

▶그리퍼 경량화에 필요한 신소재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CFRP라는 신소재에 주목하고 있다. 카본섬유를 강화재로 하는 첨단 복합 재료인 CFRP는 고강도·고탄성의 성질에 무게도 적어 그리퍼에 적합하다. 현재 복합소재로 만드는 제품은 생산지인 유럽에서 대부분 기술을 들여와 국내시장에 맞게 보급하고 있다. 원재료가 대부분 해외에 있어서 완전한 국산화는 어렵겠지만, 이미 원재료 수입 이외에 설계부터 개발까지 전 과정을 국내에서 하고 있다.

최재근 에스브이테크 대표. 채원영 기자
최재근 에스브이테크 대표. 채원영 기자

-최근 일산 킨텍스 전시회에 참여했다. 곧 엑스코에서 대구국제로봇산업전(ROBEX)도 열리는데 참가 예정인지?

▶로벡스에서는 킨텍스보다 더욱 다양한 세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로나19로 고객과의 대면 시간이 너무 줄어 이런 오프라인 전시회는 소중한 기회다. 킨텍스에서 자사 제품을 접한 고객들이 견적을 다수 본 상태다. 이번 로벡스에서도 카본 그리퍼부터 안전펜스까지 로봇시장에 이런 제품이 있다고 소개하고 싶다.

-로봇산업진흥원 입주 계기는 무엇인가?

▶에스브이테크는 2009년 설립했다. 원래는 본사가 경기도 안산에 있었다. 2013년 대구로 이전했고 2016년 진흥원에 입주했다. 우선 대구는 자동차산업이 발달해 수요 발굴 측면에서 입지가 좋았다. 다른 로봇기업과 협업하며 시장을 창출하고, 정부 과제에도 도전해보고 싶어 진흥원에 입주했다.

-힘든 점이나 어려운 점은 없는가?

▶적극적인 투자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 보통 공공분야 과제는 특정한 제품 개발을 목표로 두고 참여기업을 모집하는데, 이렇게 되면 기업의 살아있는 아이디어가 죽는다. 기업이 하고 싶은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비용을 우선 지원하고 그에 따른 확실한 성과를 제출하게 하면 더욱 많은 아이디어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방법론의 차이이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다.

-기업이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로 들린다.

▶지금은 어떤 프로젝트를 하면 여러 기업이 다 몰려가서 지원하고 곧 없어진다. 고정적인 투자유치가 안 되면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할 수가 없다. 기업이 필요하고 원하는 부분에 투자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정확한 사후 평가와 진단을 내리면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다고 본다.

-에스브이테크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확실한 비포·애프터 서비스다.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자사는 문제가 생기기 전부터 납품된 제품을 살피고 일단 해결한다. 보통은 문제가 발생하면 비용부터 생각하게 된다. 적극적인 서비스가 고객사에 미움받지 않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사업계획은?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는 것과 동시에 특화 아이템을 발굴해 시장을 계속해서 넓혀나가고 싶다. 로봇과 스마트팩토리로 대표되는 4차산업은 지역과 국가의 미래 먹거리다. 에스브이테크는 지역인재들과 함께 신시장을 개척하면서 커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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