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자동차 회사 이익금 쌓였다면 임금 올리지 말고 車값 내려라

현대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80의 브레이크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사 HM금속이 경영난에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80 등 주요 생산 라인이 가동 중단 또는 차질을 빚게 됐다. HM금속은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80, 기아 전기차 EV6와 한국GM의 스파크 및 다마스에 부품을 공급해 왔다.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거나 경영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부품사들은 HM금속 외에도 더 있다. 몇몇 회사의 부품 조달 어려움으로 완성차 생산이 줄어들면서 다른 부품 공급도 줄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부품사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전기차는 엔진 차량에 비해 부품 수가 30% 정도 줄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한국GM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나섰다. 최근 새로 당선된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잔업 30시간을 기본 적용하는 '완전 월급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잔업 여부와 상관없이 30시간치 수당을 월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하루 8시간 근로 시간을 7시간으로 줄이고, 현행 750%인 상여금을 800%로 늘리고 이를 통상임금에 산입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정년도 국민연금 수령 시기에 맞게 연장하겠다고 한다. 한국GM 노조 새 지부장도 현대차 노조와 비슷한 수준의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전기차 시대 본격화로 자동차 시장은 향후 수년간 요동칠 전망이다. 노사가 힘을 합쳐 연구 개발과 혁신 등 새 기반을 구축해야 할 마당에 노조의 지나친 요구는 위기를 가중할 수 있다. 현대차, 기아차, 한국GM의 경쟁력 약화는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노조는 우리 사회 전반의 임금 수준을 돌아보고 적절한 협상 자세를 갖기 바란다. 그럼에도 회사에 이익금이 많이 쌓여 있다면 자동차 값을 인하하라. 회사가 돈을 많이 남겼다면, 그 돈은 찻값 인하로 국민에게 돌려줘야지 근로자 임금을 먼저 올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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