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콘텍트렌즈 착용자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 질환, 가시아메바 각막염

이승현 대구 삼성안과 원장
이승현 대구 삼성안과 원장

콘텍트렌즈를 장시간 착용하는 이들 중 귀찮음을 핑계로 렌즈를 눈에 착용한 채로 샤워하거나, 렌즈 관련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컬러 렌즈 등을 접하며 화장실에서 수돗물로 렌즈를 세척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눈 건강을 생각해서는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바로 이름도 어려운 '가시아메바 각막염'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가시아메바란 아칸토아메바라고도 불리는 기생충으로 우리 주변 자연환경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가시아메바는 전 세계에 분포하며 담수‧해수‧토양‧먼지에 존재한다. 수돗물‧가습기 등에도 있으며,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을 때 이중벽의 방어막을 가지는 알 모양으로 수시로 변환하기 때문에 염소 처리를 해도 사멸하지 않아 수돗물에서도 발견된다.

정상적인 눈에서 가시아메바가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정상적인 각막 표면에는 가시아메바가 부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막 표면 손상으로 방어막이 약해진 경우에는 가시아메바가 각막 내로 침투하고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콘텍트렌즈를 착용할 경우 미세한 안구 표면의 반복적 손상으로 인해 일반인에 비해 감염률이 80배까지도 높아질 수 있다. 하드렌즈보다는 매일, 연속 착용하는 소프트콘택트렌즈에서 그 빈도가 더 높으며, 일회용 소프트렌즈나 드림렌즈에서는 상대적으로 빈도가 낮다.

가시아메가가 각막염을 일으키는 또 다른 중요한 기전은 소프트렌즈에 부착하는 단계이다. 따라서 콘택트렌즈 관리도 중요하지만 콘택트렌즈 자체의 표면 상태도 감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컬러렌즈의 경우 일반 소프트콘택트렌즈보다 표면이 매우 거칠고 조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염 위험성이 더욱 높다.

이 각막염의 특징적인 증상은 심한 눈 통증이다. 감염 초기부터 심한 시력 저하, 충혈, 눈물흘림, 눈부심 등으로 눈을 잘 뜨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이 원충은 각막의 신경세포에 친화력이 있어 그 주변에 모여 신경세포를 특이적으로 죽이기 때문에 각막염 소견에 비해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가시아메바는 기존의 항생제로는 치료가 잘되지 않고 특수 소독약을 희석해서 점안해야 하며 치료 기간도 최소 6개월 이상으로 상당히 오래 걸린다. 가시아메바가 건조하거나 온도 변화가 큰 악조건에서는 알 모양으로 변화해 상당히 오래 생존하고 알형은 치료제에도 효과가 낮기 때문이다.

이런 가시아메바 각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다행히도 국내에 판매되는 모든 콘택트렌즈 소독액은 어느 정도 가시아메바에 대한 살균력이 있다. 주의할 점은 콘택트렌즈 소독제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4~6시간의 소독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콘택트렌즈를 보존액에서 꺼내서 다시 사용할 때 수돗물로 세척하는 것은 절대 금기이다. 반드시 멸균된 생리식염수로 세척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를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수돗물이 아닌 생리식염수, 렌즈 세척액, 보존액을 사용해서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렌즈를 착용하고 수영장, 바닷물, 강물에 들어가거나 샤워를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렌즈를 착용하는 낮 동안에는 렌즈 케이스를 말려서 건조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렌즈 착용에 대한 교육이 잘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보다 높은 컬러 렌즈를 친구들과 공유하며 착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콘택트렌즈 사용자 본인 및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구 삼성안과 이승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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