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월 셋째 출산을 앞둔 A(36) 씨는 출산장려금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둘째 아이까지는 2년 동안 매달 출산장려금 5만원 씩 받았고, 셋째 자녀부터 지원금이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A씨는"다자녀 가구에는 매달 받는 지원금이 큰 도움이 된다"면서"올해부터 다산 장려정책이 없어진 것 같아 내심 섭섭하다"고 했다.
대구시가 둘째와 셋째 이상 자녀를 대상으로 지급하던 출산장려금을 올해 출생아부터 중단하면서 일부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신설된 정부의 출산 장려 사업에 시 예산 일부가 투입되면서 다자녀가정의 경우 과거보다 시 자체 지원 금액은 줄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출산 후 한번에 지급하는 축하금을 늘리는 대신, 둘째 자녀 이후부터 자체적으로 지급하던 출산 장려금을 폐지했다.
지난해까지 시는 출산장려금으로 둘째 자녀는 2년 간 매달 5만원 씩 120만원, 셋째 자녀는 18개월동안 매달 20만원 씩 모두 360만원을 지원했다. 자녀를 많이 낳을수록 지원금액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둘째, 셋째 자녀를 낳더라도 대구시의 출산장려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대신 출산 후 한번에 지급하는 축하금의 액수는 늘어난다. 둘째 자녀는 기존에 2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셋째 자녀부터는 기존 50만원에서 200만원을 준다.
대구시의 출산장려금이 사라진 건 정부가 새로운 출산지원 정책을 도입하면서 새 사업에 시 예산이 대거 투입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출생 순서와 관계없이 모든 출생아에게 '첫 만남 이용권' 200만원을 지급한다. '영아수당'도 만 2세(24개월)까지 매달 30만원을 지원하는 데 역시 출생순서와 무관하다.
정부가 다산보다는 출산 자체에 방점을 찍다보니 다자녀보다는 출생아에게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이 수정됐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문제는 두 사업은 국비와 시비가 함께 투입되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첫 만남 이용권과 영아수당에는 시 예산이 각각 29억7천만원과 40억9천만원 투입된다. 이 때문에 대구시의 출산 지원 예산도 지난해 131억원에서 올해 24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대구시 출산보육과 관계자는 "출생순서와 관계없이 모든 출생아에게 지원하도록 정책 방향을 변경했고, 신설된 두 사업에 시비가 많이 투입되면서 시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출산장려정책은 재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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