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수성구을)의 오는 6월 대구시장 출마설이 점차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소문의 주인공 홍 의원도 14일 출마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그의 시장 출마가 대구경북 지역 정가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대구시장 출마설 관련 질문에 "3월 9일 (대통령 선거) 이후에나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출마하지 않는다'가 아닌 유보성 발언을 한 것이다. 또 다른 이용자가 '대구시장보다 경기도지사로 출마하시는게 (정치적으로) 낫지 않으신가요?'라고 하자 "연고가 없다"고 선을 그은 것과 대비된다.
게다가 홍 의원은 '지방선거에 출마하셔도 최소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정도는 되어야지 대구시장은 그릇이 너무 작다'는 말에 "똑같은 자치단체장"이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 "'혼자 다 해먹느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목소리(매일신문 14일 자 1면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대구시장이 해먹는 자리냐"고 했다. 그가 출마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지역 정치권에서는 그간 대구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돌연 3·9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로 급선회한 것을 두고 "대구시장 출마설이 도는 홍준표 의원과 교통정리가 있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이 전 구청장이 홍 의원이 2년 전인 21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나섰을 때부터 도왔던 지역 내 측근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전 구청장도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홍 의원 관련 질문이 나오자 확실한 언급을 피하며 말을 아꼈지만, "(홍준표) 대표님과 상의하고 권유하는 과정도 있었고, 제가 대구시장에 나가서 홍 대표님과 경쟁하면 이길 수 있겠느냐.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또 홍 의원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런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신 적은 없지만 문희갑 전 대구시장님 같은 지역 원로 분들이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보수정당 당 대표 2회, 대선 후보 1회, 대선 후보 경선 2위 등을 기록한 홍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결심할 경우 차기 대구시장 선거 판도가 출렁일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다. 우선 홍 의원이 대선에 한 번 더 도전하기 위해 대구시장을 '정치적 공백기' 해소 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부정적 시선과 마주해야 한다. 또한 홍 의원이 재선 경남도지사를 지낸 만큼 대구시장에 나서려면 시민이 납득할 명분이 필요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홍 의원이 지난 총선 때 대구로 온 명분을 댔지만 결국은 대구를 대권 도전 발판으로 삼으려는 생각, 공천에 불복하는 듯한 모습 등으로 고전한 것 아니냐"면서 "지역 민심에 깊이 귀기울여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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