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거듭 사과하면서 전국에 총 311만호의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의왕시 포일 어울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의 공급 부족 신호를 정부가 무시한다고 여긴 시장은 유례없는 집값 폭등으로 답했다"며 "부인할 수 없는 정책 실패다. 더불어민주당의 일원이자 대통령 후보로서 또다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변명하지 않고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대규모 공급 중심의 '이재명표'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그동안 정부는 206만호가량의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는 여기에 서울 48만호, 경기․인천 28만호, 타 지역 29만호 등 105만호를 더해 총 311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제시한 250만호보다 61만호, 약 25%나 늘어난 것으로, 수요 억제에 중점을 둔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과 완전히 차별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아울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250만호 주택 공급을 공약한 것도 이 후보의 추가 공급 약속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11만호 중 서울(107만호)과 경기·인천(151만호)이 약 82%를 차지하고 그외 지역(53만호)은 17%에 불과할 만큼, 수도권의 '부동산 표심'을 정면 겨냥했다. 특히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과 관련해 ▷김포공항 주변 ▷용산공원 일대 ▷태릉·홍릉·창동 등 국·공유지 ▷1호선 지하화 등을 통한 공공택지 개발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폭탄' 수준의 대대적인 공급 외에도 ▷반값 아파트 ▷개인 선호와 부담 능력에 맞는 맞춤형 주택 ▷무주택 청년에게 공급물량 30% 우선 배정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LTV 최대 90% 인정 등을 약속했다.
지난 21일부터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로 서울·경기를 순회 중인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안방'인 경기에서 부동산 정책을 발표, 설 연휴 밥상머리 주제 선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공약 발표 전 즉석연설을 통해 "경기도는 저의 정치적 고향이다. 여러분은 이재명을 대한민국의 가장 유력한 정치인으로 키워준 어머니 같은 분들"이라며 "경기도가 대선 가도의 무덤이라고 한다. 왜 무덤입니까. 여기가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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