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광주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해 시선을 모았다.
이달 들어 주요 석상에서 한 발언으로는 3번째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이야기 소재로 다룬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아 가진 즉석연설에서 과거 영호남 간 격차를 가리키며 "박정희 정권이 자기 통치 구도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상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전라도는 일부 소외시켜, 싸움을 시킨 결과란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소년공' 시절을 떠올리며 "제가 13살 때 공장을 갔더니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제가 경북 안동 사람인데, (경기)성남 공장에 취직을 초등학교 마치고 바로 했더니, 이상하게 공장의 관리자는 다 경상도 사람, 말단 노동자는 다 전라도 사람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린 마음에 '나는 왜 경상도(출신)인데 관리자가 아니지'라는 황당한 생각을 했을 정도로 차이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가 (19)80년 5월엔 오리엔트 시계 공장을 다녔는데, 그때 우리들 사이의 유행이 광주 욕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완전히 반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 사실을 알고 난 다음에 얼마나 수치스러웠겠나. 속아서 산 내 인생이 너무 억울하기도 하고, 다시는 다른 사람들에게 속아 기득권자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가난하고 힘든 사람끼리 서로 싸우지 않게 하겠다고, 공적인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초래한 영호남 갈등 양상을 어린 시절 몸소 겪었다고 전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닮은꼴의 갈등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관리자는 경상도 출신, 노동자는 전라도 출신이었던 등 과거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지역 차별 구도를 떠올리면서, 현재도 불거지고 있는 기득권자 대 가난하고 힘든 사람 구도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국정 철학을 강조한 맥락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4일 경기 광명에서 발표한 새해 기자회견문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회견문에서 "박정희 정부의 고속도로가 산업화의 토대를 닦았고, 김대중 정부의 인터넷 고속도로가 IT강국의 토대를 닦은 것처럼, 이재명 정부는 햇빛과 바람이 달리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만들어 탄소 중립 사회의 토대를 닦겠다"고 영호남 출신 대표적 대통령인 두 인물이 추진한 경제 정책의 장점을 모두 닮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 교례회에서도 "네편, 내편 가리지 말고, 진영을 가리지 말고, 좌우 또는 박정희 정책이냐, DJ 정책이냐 구분하지 말고 적재적소에 잘 채택해 사용하고, 우리가 가진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이 가능하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이때는 사회 통합을 강조한 것이었는데, 열흘 후인 오늘(27일) 광주에서도 우리 사회의 갈등 구도를 해소하겠다며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를 사례로 든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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