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첫 4자 후보 TV토론이 끝난 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호평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
여야의 '안철수 띄우기'는 각각 '중도층 표심 분산' '단일화 밑밥 깔기'라는 정치적 속내가 담긴 평가라는 분석이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제 안철수 후보 재발견이다 이런 얘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안철수 후보로 이전하는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뒤이어 출연한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안 후보를 두고 "안철수 후보는 준비가 많이 되신 분이었구나"라고 언급했다.
◆상대 후보 실책 이끌고 '연금개혁' 이슈 주도
실제로 전날 진행된 4자 토론에서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청약 점수' 관련 단답형 질문을 던져 윤 후보의 실책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안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청약 점수 만점이 몇 점인지 아시나"라는 묻자 윤 후보는 "40점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즉시 "예, 84점인데요"라고 했고, 윤 후보는 "아, 예, 84점"이라고 정정했다.
안 후보는 쉬지 않고 "그러면 혹시 작년에 서울 지역 청약 커트라인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는지"라고 몰아붙였다. 윤 후보가 "글쎄요, 거의 만점이 다 돼야 하지 않나"라고 두루뭉술 답하자 안 후보는 "62.6점"이라고 바로 잡았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윤 후보의 '군필자 청약점수 5점 가점' 공약을 겨냥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군필자에게 청약점수를 5점 더 주더라도 그 5점을 더 받아서 청약에 안 될 사람이 이렇게 당첨되는 그런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선 공약의 뜨거운 감자인 연금개혁 이슈를 주도하며 4인 공동선언 제안을 해 나머지 3인의 호응을 이끌어 낸 것도 안철수 후보였다.
안 후보는 토론에서 "윤석열 후보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연금개혁은 어느 정당이든 선거공약으로 들고 나오면 선거에서 지게 돼 있다고 말했는데, 연금개혁을 할 생각이 있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서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는 것이라 후보들이 대선 기간에 공약으로 만들어 발표하기에는 대단히 위험하다"며 "이번 정부에서 안 했기 때문에 다음 정부에 정권 초기부터 국민적, 초당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안 후보는 직역연금, 국민연금 관계없이 낸 액수에 따라서 돈을 받을 수 있는 통합적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내일 국민연금 개혁은 누가 대통령이 돼도 하겠다, 이렇게 우리 네 명이서 공동선언 하는 건 어떠시냐"고 제안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좋은 의견"이라고,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약속을 하죠"라며 긍정을 표했다.
◆與 야권 표심 분산 -野 단일화 염두 속내
다만 여야의 이같은 평가 내면에는 여야가 각자 다른 정치적 셈법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 일부, 특히 중도층 표심이 안 후보로 흡수되길 내심 바라는 의중인 반면, 국민의힘은 향후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우리편'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정 최고위원은 해당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그렇게 크게 각을 안 세우는 것 같더라'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는 결국 단일화 한편이니까 당연히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받겠느냐'는 질문에 "안철수 후보가 가장 마음에 안 드시는 분이 누굴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문재인 대통령 아닐까"라며 "정권교체가 먼저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고 대의와 명분을 가지고 정치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저는 단일화 할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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