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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러 침공 우려 우크라이나 체류 우리 국민 긴급철수"

현재 공관원, 선교사, 주재원, 유학생, 자영업자 등 국민 341명 체류 중
러시아 과거 베이징 하계올림픽 중 조지아, 소치 동계올림픽 직후 크림 침공 전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우크라이나 국기. 매일신문DB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우크라이나 국기. 매일신문DB

우리 정부는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해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 강제적 조치인 긴급 철수 조처를 알렸다.

▶11일 외교부는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0시(현지시간 12일 오후 5시)부터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긴급 발령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께서는 가용한 항공편 등을 이용해 안전한 제3국 또는 우리나라로 긴급 철수해 주시길 바란다. 우크라이나로 여행 예정인 국민들께서는 여행 계획을 취소해 달라"고 부탁했다.

외교부는 이날 기준 우크라이나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은 공관원, 선교사, 주재원, 유학생, 자영업자 등 341명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국민들에게 출국 계획, 출국 사실에 대한 정보 등을 대사관에 통보해 달라고 알렸다. 외교부는 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항공편과 육로를 이용한 출국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체류 국민들이 가용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항공기 임차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도 유사시 우크라이나에 머무르고 있는 국민들의 이송을 위한 군용기 등의 적시 투입 준비 태세를 유지 중이다.

여행경보 가운데 최고 수준인 4단계 여행금지 발령에도 현지 철수를 하지 않는 국민은 여권법 등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 해군의 상륙강습함 칼리닌그라드가 10일(현지시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로 항진하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우크라이나 접경의 군사력 증강의 일환으로 6척의 상륙강습함을 흑해에 배치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2022.2. 11 연합뉴스
러시아 해군의 상륙강습함 칼리닌그라드가 10일(현지시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로 항진하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우크라이나 접경의 군사력 증강의 일환으로 6척의 상륙강습함을 흑해에 배치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2022.2. 11 연합뉴스

▶앞서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주재로 임시 실무조정회의를 개최, 최근 우크라이나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당일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대응 T/F(태스크 포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외교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관련 실·국이 참여하는 태스크 포스를 구성했다"며 "현지 우리 국민들의 안전한 대피·철수와 우리 기업 활동에 대한 피해 최소화 등 제반 대응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같은날 늦은 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체류 우리 국민에 대한 긴급 철수 조처를 한 것.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브레스트에 있는 훈련장에 방공미사일 S-400이 배치돼 있다. 러시아는 우방인 벨라루스의 여러 훈련장에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브레스트에 있는 훈련장에 방공미사일 S-400이 배치돼 있다. 러시아는 우방인 벨라루스의 여러 훈련장에서 '연합의 결의 2022'이라고 명명된 연합훈련을 개시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영상 캡처] 연합뉴스

▶이날 일본과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들도 우크라이나 체류 자국민에 철수를 권고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10일(현지시간 기준)에는 미국이 먼저 우크라이나 체류 자국민에 철수를 알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을 구출하기 위해 미군을 파견할 상황은 없다"고 단정하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에게 총을 쏘기 시작하면 그건 세계대전"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관련 당국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할 경우 자국민 철수를 돕고자 폴란드에 미군 2천명을 배치하는 계획을 백악관이 승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프 지역 추구예프에서 10일(현지시간) 제92 기계화 여단 부대원들이 자주포와 장갑차를 동원해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방 벨라루스도 이날부터 본격적인 연합훈련에 들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군사 충돌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프 지역 추구예프에서 10일(현지시간) 제92 기계화 여단 부대원들이 자주포와 장갑차를 동원해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방 벨라루스도 이날부터 본격적인 연합훈련에 들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군사 충돌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러시아의 우방국인 중국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 이에 대해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올림픽 중에도 언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례가 있다. 올림픽 기간 중 침공 또는 올림픽 종료 직후 침공 등 2건의 사례다.

러시아는 2008년 8월 당시에도 지금과 같이 우방국이었던 중국에서 열린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 그것도 개막식 날 그루지야(현 조지아) 침공을 개시했다.

아울러 2014년에는 자국 소치 동계올림픽(2월 7~23일)이 끝나고 닷새 만인 그해 2월 28일 크림반도 심페로폴 국제공항을 점령하며 크림 침공도 개시했다.

두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2월 4~20일)은 물론 그 직후인 2월 말 내지는 3월까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는 상황인 것.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명 병력을 집결시킨 상황이다. 또한 어제인 10일부터 우크라이나 접경 벨라루스에서 3만명 병력을 동원해 열흘 일정으로, 즉 공교롭게도 베이징 동계올림픽 종료 때까지 기한으로 합동 훈련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군사 충돌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벨라루스 훈련장에서 러시아 공군의 Tu-22M3 장거리 폭격기 2대가 이륙 대기 중이다. 러시아는 우방인 벨라루스의 여러 훈련장에서 이날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군사 충돌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벨라루스 훈련장에서 러시아 공군의 Tu-22M3 장거리 폭격기 2대가 이륙 대기 중이다. 러시아는 우방인 벨라루스의 여러 훈련장에서 이날부터 '연합의 결의 2022'이라고 명명된 연합훈련을 개시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영상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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