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9시 40분쯤 대구 북구 한 선별진료소. 코로나19 검사가 시작되기 20분 전이지만 PCR(유전자증폭) 검사 대기줄에는 200명의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검사가 시작되는 10시쯤 검사자들이 몰리면서 대기열은 약 100m까지 길게 늘어졌다. 이날 가장 먼저 도착한 A(65) 씨는 "폭증하는 확진자로 검사받으려는 사람이 많을 걸 예상하고, 아침 7시 30분부터 나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앞도 검사 시작 1시간을 앞두고 금세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날 달서구에서만 확진자가 1천4명 나온 가운데, PCR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 200명 넘게 몰린 것이다.
오미크론발 대유행에 대구 코로나19 확진자가 '더블링' 수준의 폭증을 거듭하면서 선별진료소마다 검사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기하는 시민들은 물론 의료진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한꺼번에 검사자들이 몰리면서 '기다리다 감염될 지경' 이라는 시민들의 걱정도 컸다. 이날 딸과 함께 PCR 검사를 받으러 온 B(47) 씨는 "감염 의심자들로 구성된 대기줄인 만큼 모두가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적어도 기다리다 감염이 되는 일은 없게끔 스스로 거리두기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선별진료소 직원들이 "감염 예방을 위해 전화는 삼가달라"고 연신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통화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적잖았다.
검사 건수가 폭증하자 의료진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2~3명의 선별진료소 직원들은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자 문진표 작성 방법을 설명했다. 또 확진자와 밀접접촉자가 아님에도 PCR 검사 대기줄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해선 신속항원검사 대기줄로 새롭게 안내했다.
시민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본인이 PCR 검사 대상인지 신속항원검사 대상인지 제대로 알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가격리 해제를 앞두고 검사를 받으러 온 유학생 압둘라 지저(24) 씨는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해 들었는데 어디서 받아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신속항원검사줄에서 30분 넘게 기다리다 주변 사람의 안내를 듣고 PCR 대기줄로 옮겨 갔다.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검사 안내에만 온종일 시간을 쏟고 있다"며 "검사가 끝나면 그제야 밀린 업무를 한다. 부족하면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도 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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