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률과 비교해 수출 물가 상승률이 낮아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무역수지 추이의 시사점' 자료를 24일 발표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5억9천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고, 올해 1월에도 48억9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20년 4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낸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6~9월) 이후 14년 만이다.
한경연은 지난해에는 수입 물가가 오른 만큼 수출 물가도 오르면서 무역수지가 흑자로 유지됐지만, 올해는 수출 물가 대비 수입 물가가 더 크게 오르면서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올해 1월 수입 물가 상승률은 19.6%, 수출 물가 상승률은 12.4%를 각각 기록했다.
한경연은 "1월 수입 물가 상승률은 작년 연간 상승률인 21.1%보다 낮았다"면서 "수입 물가 상승 자체보다는 수입 물가 상승률과 수출 물가 상승률 간의 격차 확대를 최근 무역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무역적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최대 수입 품목인 원유 가격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지목된다.
원유 가격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지만, 반도체 가격은 2021년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가 원자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주력 수출 품목은 경쟁이 치열한 공산품에 집중돼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수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수입 물가와 수출 물가 상승률 격차가 커지면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의 무역적자라고 소개했다.
2000년대 중 유일하게 무역적자를 기록한 2008년은 수출입 물가상승률 격차가 12.6%포인트에 달해 2000년대 중 가장 높았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 부진이 2008년 무역적자의 원인이라고 분석했지만, 한경연은 물량 기준으로 2008년의 수출이 오히려 전년 대비 4.6% 증가해 수입 물량 증가율(1.9%)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2008년 무역적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입 물가상승률 격차 확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올해 수출입물가 상승률 격차가 작년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무역수지 적자에 대비해야 한다"며 "대외 신인도 하락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재정건전성 확보와 투자 여건 개선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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