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를 써본 적이 언제인가. 봉투에 편지를 담아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어본 적은 언제인지.
이 책은 그간 안부가 궁금했던 친구로부터 오랜만에 받아든 편지 같은 느낌이다. 조건 없이 나를 아껴주고 위로해주는 친구가 정성들여 꾹꾹 눌러쓴 손편지와도 같아 더욱 반갑다.
'희수'(喜壽). 만 77세를 맞은 이해인 수녀가 쓴 '꽃잎 한 장처럼'은 어느 때보다 불안과 우울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해인 수녀가 보내는, 봄을 담은 편지다.
책 제목 '꽃잎 한 장처럼'은 그가 쓴 시의 제목이다.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등 이 수녀의 책에는 유독 '꽃'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있다.
이 수녀는 "이번 책 제목에 꽃을 피하려 했지만, 요즘 마음에 담고 있는 꿈, 하고싶은 말들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시가 바로 '꽃잎 한 장처럼'이기에 책 제목으로 삼았다"고 한다.
'늦은 봄 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라고 노래하는 이 시에서 우리를 향한 이 수녀의 무한한 사랑이 느껴진다.
이 책에 실린 시와 글들은 코로나19가 시작된 즈음부터 쓰인 것이다. 1부엔 더러 지면에 발표했으나 안한 것이 더 많은 최근의 시들을 담았고, 2부엔 일간지에 연재됐던 시 편지를, 3부엔 기념시와 글을, 4부엔 지난 1년간 일상생활을 메모해둔 일기 노트의 일부를 실었다.
나태주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아,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은 순간순간을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도 이해인 수녀 시인님의 글을 읽으면서 견디고, 참고,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또 가슴 설레는 사랑으로 살았는지요! 당신의 기도로 우리가 하루하루 순간순간 많은 위로와 축복과 치유의 기회를 얻었음을 감사히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겨운 상황을 묵묵히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마음의 연둣빛 싹을 틔워주는 따뜻한 봄바람으로 다가온다. 368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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