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으로 딸내미 주례를 부탁했는데 흔쾌히 그러겠다는 거 아닙니까?"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창단 멤버인 배대웅(68) 전 삼성 코치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연이 화제다.
지난 2014년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수사에 따른 좌천성 인사로 대구고검에 발령받았을 때 '야구광' 윤 당선인은 배 전 코치를 비롯해 천보성, 남우식, 정현발 등 경북고 동기 4인방을 수소문해 대구 모처에서 종종 술잔을 기울였다. 윤 당선인의 야구 사랑은 이미 유명한데, 초등학생 시절 학교에 가면 엉덩이 밑에 야구 글러브를 깔고 앉고 수업을 들을 정도였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배 전 코치는 "당시에 윤석열 검사 측에서 자기 외가쪽 할아버지인 이봉모 전 의원 얘기를 하면서 식사 한번 하자는 연락이 왔었다"며 "만나보니까 야구 진짜 좋아하더라. 일반적인 야구팬 수준이 아니더라"고 말했다.
이봉모 전 의원은 윤 당선인 외할머니의 동생으로 정계 입문 직전까지 한양대 사무처장을 역임하며 야구부 등 체육부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윤 당선인은 이 전 의원을 졸라 한양대 야구부에 놀러 오곤 했는데, 이때 기라성 같은 한양대 야구부원들을 직접 만났다고 한다.
배 전 코치는 "나는 한양대 야구부는 아니었고 실업팀인 기업은행에 있었는데 한양대에 경북고 동기들이 많아서 같이 훈련하곤 했다. 초등학생이던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기억은 사실 잘 나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윤 당선인은 어렸을 때 우리를 본 기억이 있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윤 당선인은 배 전 코치의 딸 결혼식 주례를 약속하기도 했다. 배 전 코치는 "그때 딸내미가 혼기가 찼었는데 농담 삼아 주례 한번 서달라고 하니까 서주겠다며 흔쾌히 수락하더라"며 "그런데 딸이 미국에서 결혼하는 바람에 성사되진 못했다"고 했다.
배 전 코치는 윤 당선인에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윤 검사랑 딱 한 시간만 밥을 먹는데도 상대를 매료시키는 게 있더라. 사람이 시원시원하고 보스 기질이 있다는 게 바로 느껴졌다"며 "안철수 대표가 조금만 일찍 윤 검사랑 1대1로 만났다면 진작에 단일화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술자리에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배 전 코치는 "윤 검사는 1차를 얻어먹으면 반드시 2차를 계산하더라. 주량은 진짜 세더라"며 "응원하는 야구팀은 삼성은 아니고 두산인 눈치더라"고 했다.

2016년 윤 당선인이 대구고검을 떠난 후로도 연락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배 전 코치는 "몇 년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됐을 때 서울에 갈 일이 있었는데 중앙지검장실로 초대해서 제 처랑 같이 차 한잔 했다. 또 대구고 출신에 야구 좋아하는 차장검사랑 같이 식사 한번 하자고 약속을 잡기도 했는데, 문무일 총장 인사청문회 때문에 취소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배 전 코치는 또 "우리 멤버들끼리 대선이 끝나고 최근에 술자리를 했는데 윤 검사가 당선돼서 천만다행이고, 향후 당선인한테 부담이 되지 않도록 5년 뒤에 다시 모이자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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