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사망자 폭증, 전국 화장장 포화…"5, 6일장도 다행"

'3일장 별따기' 수도권에서 경북으로 원정오기도
화장 예약 위해 안치실도 가득 차 빈소 구하기도 어려워
수도권으로부터 원정 화장…3월 들어 하루에 2건 이상

지난 19일 오후 2시쯤 대구 동구 한 장례식장. 코로나19 확진 사망자 폭증으로 화장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유족들이 화장장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임재환 기자
지난 19일 오후 2시쯤 대구 동구 한 장례식장. 코로나19 확진 사망자 폭증으로 화장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유족들이 화장장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임재환 기자

지난 19일 오후 2시쯤 대구 동구 한 장례식장. 하루 전 코로나19로 숨진 A(80) 씨의 유족은 의도치 않은 오일장을 치르게 됐다. 삼일장 일정에 맞춰 화장장을 예약하려 했으나 화장이 가능한 곳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의 사위는 "5일째에 보내드릴 수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자정 전부터 예약이 열리기를 기다렸고, 운 좋게 한 자리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사망자 폭증으로 화장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유족들이 화장장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타지역으로 '원정 화장'을 가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20일 오후 1시 기준 전국 화장장 예약 시스템 'E하늘장사 예약현황'에 따르면 대구의 화장장 '명복공원'은 오는 24일까지 모두 예약됐다. 인근 경북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3일장(20일 기준)을 치른 후 곧바로 화장할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려웠다.

명복공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전국 화장장이 포화상태다. 오전에 예약을 받기 시작하면 금세 마감된다"고 했다.

화장장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장례를 치르고 시신을 다시 안치실에 보관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지난 14일 숨진 B(83) 씨의 손자는 "6일째 되는 날 겨우 화장장을 잡았다. 삼일장이 끝난 후 할머니를 다시 안치실로 모셔야 했기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집중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원정 화장을 희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울진군립추모원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주소지가 서울 등 수도권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이달부터는 하루에 2건 정도는 수도권에서 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5일부터 30일까지 전국 화장시설 대상으로 화장 회차를 최대한으로 늘리고 있지만 급증하는 코로나19 사망자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전국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4천370명으로 벌써 지난달(1천303명)의 3배를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대구에선 273명이 사망했다. 이는 대구 누적 사망자 740명 가운데 36.8%를 차지한다. 1차 대유행 당시였던 2020년 3월 1일부터 20일까지 사망자(56명)의 5배 가량이다.

대구에서는 2020년 2월 23일 첫 사망자 발생했고 그해 12월 31일까지 모두 196명(타 지역 이관 제외)이 사망했다.

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1~9일 동안 사망 3일 차에 화장한 비율은 47.4%로 지난해 86.4%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잦은 가동에 따라 화장로가 고장 났을 때 업체가 바로 보수할 수 있도록 비상대응체계도 갖췄다"며 "현 상황에 대해 충분히 심각성을 느끼고 있고, 최선을 다해 급증하는 화장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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