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출마로 요동치고 있는 이웃 대구시장 선거판과 달리, 경북도지사 선거는 다소 심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우선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전통적인 보수정당 '텃밭'인 경북에서 새 정부 초기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통해 '여당에 힘을 실어주자'는 여론이 우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현역 경북도백(道伯) 이철우 지사(국민의힘)가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 눈에 띄는 경쟁자조차 없는 '독주 체제'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많다.
재임 기간 권영진 대구시장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을 확정지었고, 특유의 추진력으로 포항·안동·김천에 규제자유특구를 유치하는 등 행정능력에 대한 호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 지사 스스로도 지난해 연말 기자 간담회에서 재선 의지를 피력하며 이런 평가에 관해 "겸손하게 살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 선거에는 대항마가 있는 게 도민에게 도움이 된다. 도민들이 싸움을 붙여 놓았으면 한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다.
특히 '보수정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을 유지해 온 경북에서 국민의힘 내 뚜렷한 경쟁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선 이 지사에게 맞설 만한 인사로 3선 출신의 김광림·강석호·박명재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는 있다.
이 중 김광림·박명재 의원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에 출마, 이 지사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공천 경쟁을 벌이기도 한 사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세 명 모두 구체적인 출마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맞선 더불어민주당도 '결사 항전' 태세를 취하고 있다. 불리한 전장이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역대 민주당계 대선후보 가운데 경북 최다 득표율(23.80%)을 기록한 기세를 몰아 각오를 다지는 분위기다.
특히 경북은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지역인 만큼 후보군 모두 '개인기'가 남다르다.
출마가 유력한 장세호 경북도당위원장부터가 지난 2010년 무소속으로 칠곡군수 당선 이력이 있을 만큼 주민 친화력에 강점이 있다. 지난 2018년에도 3.74%p 차이로 백선기 군수에게 석패했을 정도로 경북 정치권에선 잔뼈가 굵은 인사다.
마찬가지로 경북 민주당에서 오래 활동한 오중기 한국도로공사시설관리 대표도 지난 2018년에 이어 이번에도 도지사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34.3%의 상당한 득표를 기록했으나, 52.1%를 얻은 이 지사에 패배했다.

권영세 안동시장도 출마 예정자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보수정당 출신인 그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자유한국당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2020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입당 직후부터 경북도지사 출마를 권유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체적인 판세는 이철우 지사가 당 내 경쟁자조차 없이 독주하는 가운데 개인기를 앞세운 민주당 후보들이 도전하는 형국이지만, 여전히 변수는 남아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평가다.
국민의힘이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맛본 상황에서 꺼내들 개혁·쇄신의 칼날이 가장 먼저 향할 곳은 다름아닌 '텃밭' 대구경북(TK)이라는 게 주된 근거다.
만약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공천 기치를 '개혁'에 둔다면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경우 후보자의 개인기에 의존해야 하는 험지보다는 당 지지세가 강한 TK가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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